금융당국이 강도 높은 대출 옥죄기에 나서면서 시중은행들이 연말 대출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 올해 대출 목표치를 초과할 경우 내년도 한도가 축소되는 ‘페널티’를 받을 수 있어 선제적인 관리에 들어간 것이다.
◆내년도 고강도 옥죄기 유지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조만간 은행권과 내년도 가계대출 공급 계획 협의에 나선다. 이후 은행권 연간 계획은 이사회를 거쳐 내년 2월쯤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내년 가계대출 증가율을 올해와 마찬가지로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범위 내에서 묶는 고강도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집값 안정화를 위해 올해 초 설정했던 은행권 가계대출 관리 목표치를 하반기분에 한해 절반으로 줄였는데, 올해 연간 계획을 지키지 못한 은행은 내년도 대출 총량을 줄이는 페널티를 부과받는다. 통상 페널티 수준은 전년도에 목표를 초과한 규모 등을 감안해 결정된다.
일부 은행은 이미 가계대출 증가액이 연간 목표치를 넘겼다. 금융당국이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신한·NH농협은행은 9월 말 기준 가계대출 증가액이 목표치를 각각 20%, 9% 초과했다. 하나·국민은 각각 목표치의 95%, 85.3%에 도달했다. 다만 은행들은 하반기 들어 대출을 제한하고 있고 기존 대출이 상환되는 것까지 감안하면 연말까지 목표치 이하로 조정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시중 은행들은 연말을 앞두고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하나은행은 이달 25일부터 연말까지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전세대출에 대한 영업점 대면 신청을 중지하기로 했다. 내년 실행되는 대출에 대해서만 접수를 받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엔 대출모집인을 통한 신규 접수를 중단한 바 있다. KB국민·신한·NH농협은행은 이미 지난달부터 대출모집인을 통한 신규 가계대출 접수를 중단한 상태다. 우리은행은 이달부터 전 영업점의 주담대 및 전세대출 한도를 월 10억원으로 제한했다.
시중은행이 신규 대출 신청을 제한하자 인터넷은행으로 수요가 쏠리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전날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처음으로 주담대 신청을 재개했는데, 접수 개시 후 약 두 시간 만에 일일 대출 한도가 소진됐다.
최근 가계부채 규모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증가폭이 둔화했지만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968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 말(1953조3000억원)보다 14조9000억원 증가해 2002년 4분기 관련 통계 공표 이래 가장 많았다. 다만 분기별 증가 폭은 역대 최대였던 2분기(25조1000억원)보다는 약 10조원(40%) 줄어든 수치다.
◆데이터처 ‘상반기 고용현황’ 조사
올해 미성년 자녀를 둔 기혼여성의 고용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여전히 90만명에 가까운 기혼여성이 경력단절을 겪고 있고, 자녀가 어리거나 많을수록 고용률이 떨어지는 경향은 이어졌다.
국가데이터처가 20일 발표한 ‘2025년 상반기 지역별고용조사 기혼여성의 고용현황’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18세 미만 자녀와 사는 15~54세 기혼여성의 고용률은 64.3%로 집계됐다. 직전 최고치인 지난해의 기록(62.4%)을 넘어선 것이다. 15∼54세 전체 기혼여성으로 범위를 넓혀도 고용률은 67.3%로 전년 대비 1.3%포인트 오르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력단절 여성도 지난해보다 8만5000명 감소하며 역대 가장 낮은 21.3%(88만5000명)로 집계됐다. 경력단절 여성은 결혼이나 임신·출산, 육아, 자녀교육, 가족돌봄의 사유로 직장을 그만둔 미취업 여성을 뜻한다. 경력단절 여성이 꾸준히 감소한 배경으로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와 정부의 육아·출산 지원 정책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데이터처의 분석이다.
그러나 자녀가 어리거나 많을수록 기혼여성의 고용률은 떨어졌다. 자녀가 6세 이하일 때 고용률은 57.7%로 가장 낮았고, 13∼17세일 때 66.1%, 13∼17세일 때 70.4%로 조금씩 올랐다. 다만 이 수치도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1∼2%씩 올랐다. 자녀가 1명일 때와 2명일 때 모두 고용률이 64.6%였지만, 3명 이상일 땐 60.6%로 내려앉았다. 경력단절 여성으로 봐도 자녀가 어리거나 많을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자녀와 살지 않거나 자녀가 없는 경우를 포함한 전체 기혼여성 중 경력단절 여성은 110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비율로는 14.9%로 지난해보다 1.0%포인트 떨어지며 마찬가지로 역대 가장 낮았다.
경력단절 여성이 일을 그만둔 이유로는 육아가 44.3%로 가장 많았다. 결혼(24.2%)과 임신·출산(22.1%)이 뒤를 이었다. 특히 30대의 경우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이 48.5%로 절반에 육박했다.
일을 한 번 그만두면 경력단절이 장기화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경력단절 기간을 보면 10년 이상이 42.1%로 가장 많았고, 5~10년 미만은 22.3%, 1~3년 미만은 11.3% 순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