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임시정부가 독립의 당위성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만든 약 한 세기 전 제작한 ‘한일관계사료집’(사진)이 복원돼 일반에 공개된다.
23일 국가보훈부에 따르면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은 임시정부가 3·1운동이 일어난 1919년 국제연맹회의에서 배포하기 위해 만든 사료집을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으로부터 기증받았다. 재단은 이 자료를 지난해 미국 내 한인 소장자로부터 확보했다.
임시정부는 한국 독립이 역사적으로 정당한 이유를 설명하고, 일제 식민지 통치의 부당함을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해 사료집을 편찬했다. 배포 대상이 된 국제연맹회의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전후 질서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국제회의다.
당시 임시정부는 한국의 실상을 알리고, 국제연맹 협약국의 지지를 얻어 일제의 지배에서 벗어나려고 힘을 쏟았다. 이에 따라 사료집은 3·1운동을 포함한 독립운동 과정과 일제의 탄압, 식민지의 현실 등을 상세히 담아 총 739쪽, 네 권으로 구성됐다. 1권에는 고대부터 경술국치까지 한·일관계사를, 2권에는 강제병합의 부당성을, 3권에는 병합 이후 3·1운동 전까지 일제의 탄압과 식민지 현실을 담았다. 마지막 4권에는 3·1운동의 원인과 결과, 일제의 탄압을 상세히 기술하고, 지역별 운동상황 도표도 넣었다. 사료집 편찬을 위해 임시정부는 1919년 7월 안창호, 이광수, 김홍서 등 33명이 참여한 ‘임시사료편찬회’를 조직했다. 사료집은 석 달도 되지 않는 짧은 기간에 인쇄물 형태로 완성돼 같은 해 9월23일 배포됐다. 당시엔 약 100질이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까지 네 권 모두가 전하는 사례가 드물어 역사·사료적 가치가 큰 독립운동 유산으로 평가받는다.
임시정부기념관은 이번에 확보한 사료집을 보존 처리하고 복원한 뒤, 학술연구·전시·디지털 아카이브 구축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국민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