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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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우크라 “주권 보장 평화프레임 마련”… 종전 합의 ‘훈풍’

입력 : 2025-11-24 19:57:26
수정 : 2025-11-24 22:4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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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서 공동성명 발표

‘러 편향’ 트럼프 평화구상 수정 관측
“우크라, 美의 종전 노력에 감사 표시”
“실질적 성과… 공정한 평화 향할 것”
유럽과 공감·양국 대통령 승인 남아
美대표단, 러 별도 만남 가능성 ‘변수’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4년 가까이 이어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평화 프레임워크’를 마련했다고 공동성명을 통해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편향 평화구상안 초안을 기반으로 작성된 평화 프레임워크가 전쟁 종식을 가져올지는 미지수지만 양국이 첫 삽을 뜨는 데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는 23일(현지시간) 양국 대표단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협의한 결과를 토대로 한 공동성명을 공개했다. 성명은 “양측의 입장을 조율하고 명확한 향후 조치를 도출하는 데 의미 있는 진전”이었다며 “어떠한 향후 합의도 우크라이나 주권을 온전히 보장하며 지속 가능하고 공정한 평화를 담보해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마코 루비오(오른쪽) 미국 국무장관과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2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미국 대표부에서 러-우 전쟁 평화안과 관련해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날 협상을 진행했으며, 스티브 위트코프 트럼프 대통령 특사, 트럼프 대통령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댄 드리스콜 미 육군장관 등도 참석했다.

 

회담 후 평가는 긍정적이다. 미 국무부는 설명자료를 통해 “루비오 장관과 그의 팀은 우크라이나의 주권, 안보, 미래 번영이 현재 진행 중인 외교 프로세스의 중심을 유지하도록 하겠다는 미국의 확고한 의지를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또 “우크라이나 대표들은 오늘 이뤄진 수정과 설명을 바탕으로 현재 초안이 자국의 국익을 반영하고 있으며 단기적으로나 장기적으로 우크라이나의 안보를 지킬 수 있는 신뢰할 수 있고 집행 가능한 메커니즘을 제공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고도 언급했다.

 

이날 예르마크 비서실장은 루비오 장관과 가진 중간 브리핑에서 “미국 대표단과의 첫 회의가 매우 생산적이었다”며 “우리는 공정하고 지속적인 평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 대통령은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이뤘다”며 “우린 전쟁 종식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매우 신중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이번 협의는 러시아에 치우친 내용이라는 평가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구상안 초안을 토대로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초안에는 우크라이나가 동부 돈바스(도네츠크, 루한스크) 지역 전체를 러시아에 양보하고 우크라이나군을 60만명 규모로 축소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또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은 금지하되 나토와 유사하게 미국과 유럽의 집단방위 방식의 안전 보장 장치를 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초안대로라면 우크라이나가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초안에는 러시아가 2014년부터 노려왔지만 끝내 점령하지 못한 지역을 넘기라는 조항이 있어 논쟁적”이라며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도 전혀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번 협상에서 우크라이나 측 입장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수정이 이뤄졌는지 관심이 쏠린다. 양국은 유럽 국가들과도 소통할 예정이며 평화 프레임워크에 대한 최종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내리게 된다.

 

다만, 미국 대표단이 우크라이나와 만남 이후 러시아와 별도로 만날 것으로 알려져 변수는 남아 있다. CNN은 우크라이나의 입장을 반영해 평화 구상안이 수정됐다고 하더라도 러시아가 이를 수용할지 여부는 불분명하다며 러시아에 대한 설득 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