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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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남북 평화체제 구축 땐 한·미훈련 안 해도 돼”

입력 : 2025-11-25 06:00:00
수정 : 2025-11-24 22:3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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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行 전용기서 간담회

“대한민국 방위 스스로 책임져야
現 적대적 양상, 국가가 업보 쌓은 것”
흡수통일엔 “어떻게 감당하나” 반문
에르도안 대통령과 정상회담 가져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한·미 연합훈련은 북한이 가장 예민해하는 부분”이라며 “남북 간 평화 체제가 확고하게 구축되면 (한·미연합)훈련을 안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떠나 튀르키예 앙카라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약 한 시간에 걸쳐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긴장완화 노력의 하나로 한·미 연합군사훈련 축소 등을 검토할 수 있냐는 질문에 대해 “선제적으로 우리가 훈련 규모 축소나 연기를 검토하자는 주장도 일부에서 있지만, 지금 상황에서 어떤 방향으로 갈지 예단하기는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대신 “길게 보면 대한민국 방위는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 또 가급적 군사훈련을 하지 않아도 되는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 체제’가 되면 그때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돈이 드는 합동군사훈련을 안 해도 되지 않겠느냐”고 언급했다.

마지막 순방지로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다음 중동·아프리카 순방지인 튀르키예로 향하는 공군 1호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내외 현안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남북관계는 참으로 안타깝게도 매우 적대적이고, 대결적 양상으로 바뀌었다”며 “언제 우발적 충돌이 벌어질지 모르는 매우 위험한 상황까지 왔다”고 진단했다. 앙카라=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북한과의 관계에 대해 “남북관계는 참으로 안타깝게도 매우 적대적이고 대결적 양상으로 바뀌었다. 아주 초보적인 신뢰조차 없어 아주 극단적인 발언과 행동을 보여주고 있다”며 “일체의 모든 연결선이 다 끊겼고 일체 대화 접촉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매우 위험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 대통령은 대북 강경책을 고수했던 전 정권들을 겨냥해 “통일문제, 안보문제, 국익에 관한 문제를 정략의 대상으로 삼아 다 망가뜨린 이해하기도 용납하기도 어려운 일들이 실제로 벌어진 것”이라고 비판하며 ‘통일대박론’과 무인기 사태 등이 북한의 긴장감을 고조시켰다고 꼬집었다. 이 대통령은 “국가가 업보를 쌓은 것”이라고 말하며 “업보를 줄이기 위해 이상의 노력과 더 많은 시간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흡수통일은 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다시금 확고히 하며 “우리가 흡수통일 얘기를 왜 하나. 흡수해서 무엇하며, 거기서 발생하는 엄청난 충돌과 비용은 어떻게 감당할 건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책임도 못 지는 얘기를 정치인들이 쓸데없이 하느라고 괜히 갈등만 격화되지 않나”라며 “통일에 관한 우리의 관점은 일단 대화하고, 평화공존하고, 그다음에 이야기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압둘팟타흐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카이로 공항 확장 사업 수주에 관한 논의를 했다고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알시시 대통령이) 마지막에 저하고 둘만 남았을 때 ‘카이로 공항을 확장할 계획인데 아마 3조∼4조원 들지 않겠나. 그걸 한국 기업들이 좀 맡아서 확장하고 운영도 해주면 좋겠다’ 이런 얘기도 했다”며 “그 외에도 방산 협력, 구체적 협력 이야기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남아공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이날 튀르키예에 도착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