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를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원전·방산·바이오·인프라·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협력 증진에 합의했다. 두 정상은 튀르키예 대통령궁에서 69분 동안 소인수회담을, 34분에 걸친 확대회담을 이어가며 총 103분간 회담하고 ‘원자력 협력 양해각서(MOU)’ 체결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 원자력 협력 MOU를 통해서는 튀르키예 시놉 원전 사업에 한국전력공사가 동참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한국과 튀르키예는 이날 발표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공동성명’을 통해 “2027년 외교관계 수립 70주년을 앞두고 상호 존중과 신뢰, 그리고 오랜 우정을 바탕으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심화해 나가자는 공동의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공동성명에는 △정무 협력 △경제 및 산업 협력 △과학, 기술 및 혁신 협력 △방위 산업 △에너지, 환경 및 지속 가능한 성장 △문화 및 인적 교류 △지역 및 국제정세 협력 분야까지 각 분야별 협력 추진 내용이 담겼다.
양국은 분야별 실질 협력 진전을 점검 및 이행하기 위한 ‘경제공동위원회’를 2015년 이후 10년 만에 재개하기로 했다. 튀르키예 정부는 경제공동위에서 양국 간 교역의 호혜적 발전을 위한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논의도 다뤄지길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은 방산 분야에서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공동생산·기술협력·훈련교류 등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통해 ‘알타이 전차 사업’과 같은 양국 간 성공적 방산 협력 사례를 창출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두 정상은 바이오 분야와 관련해 튀르키예 정부가 추진하는 혈액제제 자급화 사업에 한국 기업인 SK플라즈마가 참여하는 최종 계약을 체결하게 된 것을 환영하고, 이를 계기로 양국 간 바이오 협력 심화를 약속했다. 인프라 분야에서는 ‘도로 사업 협력 MOU’를 체결했고,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는 양국 기업 간 ‘풍력 발전 관련 MOU’를 체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첨단기술 분야와 관련해 현대차 이즈미르 공장에서 전기차 생산을 개시한 점을 높이 평가하면서 앞으로 튀르키예 정부가 한국 투자기업들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외에도 이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은 튀르키예의 한국전 참전용사 가족과 후손들에게 지원을 강화하는 내용의 ‘보훈협력 MOU’도 체결했다.
이 대통령은 순방 마지막 날인 25일에는 한국전 참전 기념탑에 참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김혜경 여사와 함께 앙카라 한국공원 내 기념탑을 찾아 태극무늬의 꽃을 헌화하고, 생존 참전용사 4명과 유족 13명을 만나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후 약 150명이 참석한 동포간담회를 끝으로 7박10일간의 순방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