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배달기사가 숨지고 십수명이 다친 테슬라 차량 10중 추돌사고 당시 운전자가 사고 직전 의식을 잃었다는 진술이 나왔다.
25일 대전 유성경찰서에 따르면 테슬라차량 운전자 A(40)씨는 최근 경찰 대면조사에서 “사고 직전 순간적으로 쇼크가 왔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가 병원에 후송됐을 때 진행한 대면조사와 동승자 진술 등을 토대로 사고 당시 오토바이와 부딪히기 직전 의식을 잃은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쇄골 골절 등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는데, 당시 음주나 약물 상태가 아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의 기저질환과 사고가 연관이 있는 지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동승자가 차량을 제어할 상황이 되지 않은 만큼 운전자가 사고 직전 의식을 잃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앞에 장애물이 있으면 긴급제동을 하는 오토파일럿 등이 실행되고 있었는지는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주 중으로 A씨를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지난 8일 오후 1시50분쯤 대전 유성구 신세계 백화점 인근 도로에서 테슬라 차량이 앞서 있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았다. 테슬라 차량은 오토바이를 들이받은 뒤에도 차량 속도가 전혀 줄지 않았다. 사고 충격으로 오토바이가 튕겨져 나갔고 신호 대기 중이던 다른 차량들도 연쇄 추돌했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자(40대)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테슬라 운전자와 동승자 2명은 중상, 다른 차량 운전자 13명은 경상을 입었다.
한편 배달노동자들은 21일 유성구 도룡동 사고 현장 인근에서 숨진 오토바이 배달기사 추모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고는 특정 개인의 불운이 아닌 위험을 강요하고 안전장비도 지급하지 않는 배달 플랫폼 산업과 대전시의 방기 속에서 반복돼 온 필연적 사고”라며 사회시스템 개선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