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4차 발사는 민간 기업이 처음으로 발사체 제작 전 과정을 주관, 민간 주도 발사체 산업 생태계를 육성하는 데 초석을 다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부와 기업들은 누리호 반복 발사를 통해 발사체 성능을 인정받고, 상용 발사 서비스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26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누리호 4차 발사는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의 일환이다. 이 사업은 발사체를 반복 발사해 신뢰성을 높이는 게 핵심이다. 정부는 민간으로 발사체 관련 기술을 이전해 국내 발사체 산업 생태계를 육성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2023년 처음으로 위성을 탑재한 누리호가 임무를 완수했고 내년과 2027년 5·6차 발사가 예정돼 있다. 정부는 2028년 7차 발사도 추진 중이다.
이번 발사는 국내 처음으로 야간에 진행됐다. 탑재 위성은 3차 발사 때와 비교해 8개에서 13개로 늘었고, 중량은 500㎏가량 무거워졌다. 위성을 쏘아 올리려는 ‘고객사’ 수요에 맞출 수 있게 다양한 위성을 싣고 나르는 임무를 반복하는 과정이다. 정부는 누리호 반복 발사를 통해 우주 강국 ‘G7’ 지위를 공고히 하려고 한다. 자체 제작한 위성을 자체 제작한 발사체에 탑재해 우주로 쏘아 올린 나라는 한국·미국·중국·일본·러시아·프랑스·인도 7개국뿐이다.
발사체 고도화 사업은 미래 우주 산업 패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국가 차원의 투자이기도 하다. 이미 글로벌 빅테크(거대 기술기업)들은 우주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짓는 방안을 논의하는 등 AI 인프라 확장을 위해 우주 산업에 주목하고 있다. 우주에서 태양 빛을 일정하게 받으면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대의 최대 장애물로 꼽히는 전력 문제를 개선할 수 있어서다.
항우연은 이번 누리호 4차 발사에 대해 “가격 경쟁력과 수출 경쟁력, 한국의 우주 강국 도약을 위한 역량을 한층 강화했다”고 평가했다. 우주항공청은 앞으로 ‘스페이스X’처럼 재사용이 가능한 차세대 발사체 개발을 추진하는 등 발사체 고도화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