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앞세워 절대강자로 군림하던 인공지능(AI) 칩 시장에 구글의 ‘텐서처리장치(TPU)’가 다크호스로 떠오르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폭증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HBM 시장 선두로 구글에 HBM 물량을 대부분 공급하고 있는 SK하이닉스가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점쳐진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운영사인 메타플랫폼(메타)은 구글의 AI 추론 칩인 TPU 수십억달러어치를 구매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TPU는 구글이 자체 검색엔진 가동과 AI를 구동하기 위해 2016년부터 미국 반도체 팹리스(설계 업체) 브로드컴과 함께 만든 칩이다.
최근 엔비디아의 GPU 없이도 동일하거나 그 이상의 성능을 내는 한편 가격은 절반 수준이나 저렴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간 ‘탈엔비디아’를 준비하던 빅테크를 중심으로 엔비디아 GPU를 대신해 TPU 수요가 늘어나면 AI 시장 내 엔비디아의 독주 체제가 흔들릴 것으로 본다. 동시에 HBM 수요도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글로벌 HBM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국내 업체들에겐 희소식이다. TPU에는 6∼8개의 HBM이 탑재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특히, SK하이닉스에게 큰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투자은행 UBS 분석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구글, 브로드컴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주문형 반도체(ASIC) 고객들을 대상으로 공급 우위를 점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구글의 최신 TPU 7세대(P·코드명 아이언우드)에 HBM3E 8단을 우선 공급사로 납품하고 있으며, 전력 효율을 개선한 다음 세대(TPU 7e)에 들어가는 HBM3E 12단을 독점 공급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기태 SK하이닉스 HBM 세일즈&마케팅 담당은 지난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다양한 고객들로부터 새롭게 발생하고 있는 HBM 수요에서도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며 공급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엔비디아 HBM 공급망에 진입한 삼성전자도 구글과 오랜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나 HBM에서 추가 수주 기회가 있을 수 있다.
‘TPU’發 HBM 수주 폭증 기대… SK하이닉스 ‘방긋’
AI칩 시장 엔비디아 GPU ‘대항마’
동급 이상의 능력에 가격은 절반
TPU에는 6∼8개 HBM 탑재 필요
시장선두 SK, 동반 수혜 관측도
동급 이상의 능력에 가격은 절반
TPU에는 6∼8개 HBM 탑재 필요
시장선두 SK, 동반 수혜 관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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