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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입소문’타고 미국 시장 빠르게 침투하는 ‘K뷰티’… 매출 전망치 전년비 37% 급상승

입력 : 2025-11-28 17:00:00
수정 : 2025-11-28 16:4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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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입소문’을 기반으로 ‘K뷰티’가 미국 주류 유통업체 상품 진열대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고 미 CNBC 방송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IQ 분석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올해 한국산 화장품 등 K뷰티 상품의 미국 내 매출 전망치는 20억 달러(약 2조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보다 37% 나 급증한 수치다.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 화장품코너. 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 정책 충격이 화장품 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K뷰티의 올해 성장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닐슨IQ 뷰티산업 부문의 테레세-앤 드 암브로시아 부사장은 CNBC에 미국 내 K뷰티 진입에 대해 “성장세가 매우 놀라운 수준”이라며 “전체 미국 뷰티 시장 성장률이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는데 K뷰티는 현재 확실히 다른 속도로 나아가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기초화장품이 매출 확대를 주도하는 가운데 색조나 자외선 차단제가 가미된 하이브리드 상품들도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닐슨IQ는 분석했다.

 

미국 내 K뷰티 급성장의 가장 큰 요인으로 틱톡과 같은 SNS에서의 바이럴(입소문) 마케팅 성공이 꼽힌다. CNBC가 인용한 퍼스널케어인사이트의 보고서에 따르면 K뷰티 소비자의 약 4분의3은 MZ세대가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은 틱톡에서 제품 정보를 발견한다. 호바스 교수는 “틱톡이 판도를 바꿨다”며 “제품 혁신에 대해 소비자에게 알리고 입소문을 내기가 더 쉬워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SNS를 통한 소비자들의 확대된 관심에 미국 주요 유통기업들이 앞다투어 매장에 K뷰티 상품을 비치하고 있다. 화장품 유통업체 세포라도 뉴욕 타임스스퀘어의 플래그십 매장 한쪽 벽면을 K뷰티 제품으로 꾸미고, K뷰티 브랜드들과 독점 공급 계약을 맺고 있다. 월마트, 코스트코 등 대형마트도 한국 화장품에 대한 소비자 수요 증가를 감지하고 진열대에 에센스, 세럼, 마스크팩 등 제품군을 늘리고 있다. 한국의 올리브영과 유사한 화장품 매장 울타(ULTA)는 지난 1분기 한국산 화장품매출이 38% 급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울타는 지난 7월 K뷰티 전문 편집 플랫폼인 'K뷰티 월드'와 파트너십을 맺고 한국산 화장품 판매 강화에 나선 상태다.

 

뉴욕 패션기술대(FIT)의 델핀 호바스 교수는 CNBC에 “(미국 내) 한국산 화장품 시장을 누가 차지하느냐를 두고 (유통업체 간)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한국산 화장품은 현재 가장 큰 성장 동력으로 간주되고 있으며 이런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선 최근 K뷰티 열풍이 틱톡 입소문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한계점으로 지목한다. SNS에서의 추천이 사라질 경우 매출 확대 흐름이 급격히 꺾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닐슨IQ의 드 암브로시아 부사장은 “단일 플랫폼에 성장이 집중돼 있을 때 추천 알고리즘 변경이 하룻밤 사이 제품 노출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그동안 우리는 플랫폼들이 추천 알고리즘을 수정할 때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봐왔다”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