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자동차 생산국인 독일이 유럽연합(EU)의 내연기관 자동차 퇴출 정책에 이견을 표출하기로 했다.
28일(현지시간) 독일 DPA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과 사회민주당(SPD)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2035년까지 내연차를 퇴출하기로 한 EU의 정책을 완화해달라고 요구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양당은 전날 연립정부위원회에서 이같이 결정했다며 2035년 이후에도 하이브리드차 등 온실가스를 덜 배출하는 ‘고효율’ 내연차는 허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는 “유럽 자동차산업 경쟁력과 기후보호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며 이날 중으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에게 독일 정부 주장을 담은 서한을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CDU·CSU 연합은 지난 2월 총선에서 내연차 금지 정책 철회를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해당 정책이 독일의 산업기반을 흔들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035년 내연차 판매금지는 EU 집행위원회가 2021년부터 추진하는 핵심 녹색정책이지만 독일 자동차업계는 전기차 전환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든다며 EU에 정책 완화를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폭스바겐그룹 등 독일업체 산하 브랜드의 유럽 내 생산량 점유율은 80%를 넘는다.
EU 핵심국인 독일의 공식적 이견 제기에 따라 EU의 내연차 퇴출 계획은 수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미 스테판 세주르네 EU 번영·산업전략 담당 부집행위원장도 이달 7일 “2035년 내연차 퇴출 목표에 유연성을 보여야 한다”며 정책 변경을 시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