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자주 찾는 공원이나 아파트 단지 등 도심 곳곳에서 야생 너구리가 자주 출몰하는 가운데 시민과 너구리가 안전하게 공존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지난 25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에 ‘너구리가 살아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 근처에서 “저번 주에도 만났는데 오늘 또 있다”며 보도블록에 있는 너구리 사진을 올렸다. 댓글에는 ‘수유천 마스코트다’, ‘우이천에서 많이 봤다’는 등 너구리가 주변에서 종종 목격된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서울 양천구 서서울호수공원에는 ‘너구리 팻말’이 설치됐다. 너구리가 공원에 서식하고 있으니 접촉하거나 먹이를 주면 안 된다는 내용으로, 공원을 찾는 시민들의 주의를 환기하기 위한 조치다. 인근 주민들은 당근에서 ‘러닝하다가 너구리 봐서 깜짝 놀랐다’, ‘조심해야 한다’, ‘먹이 찾으러 왔나 보다’는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1일 서울시 야생동물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구조된 너구리는 117마리로 이는 최근 5년 간 가장 많은 수치다. 2020년 69마리, 2021년 81마리, 2022년 63마리, 2023년 80마리 등으로 파악됐다.
서울연구원이 지난해 발간한 ‘서울 도심지 출몰 야생 너구리 실태조사 및 관리방안’에 따르면 너구리는 산림 내 벌채 및 불법 개발 행위 등에 의한 서식지 파괴로 먹이원이 부족해 도심지 내 출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광견병 등 인수감염병을 전파할 위험이 있어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
너구리가 먹이를 찾아 도심으로 내려오는 빈도를 낮추기 위해서 서식지 및 먹이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산림과 하천 주변 등에 음식물 쓰레기를 정리해야 하며, 길고양이 급식소를 너구리가 먹이원으로 활용할 경우가 있어 이 또한 관리가 필수적이다.
또한 시민과 너구리의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행 공간을 분리하는 조치도 필요하다. 하천과 인접한 지역은 데크 등을 활용해 서로 영역을 침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너구리 대면 시 반려동물을 안고 피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한 시민이 약 30%에 불과해 이에 대한 시민 인식 개선도 요구된다.
과천시는 지난달 24일 카드뉴스를 통해 너구리 발견 시 1~2m 정도의 안전거리를 유지하고 특히 새끼와 같이 있을 때 너구리의 공격성이 높아지므로 주의하라고 강조했다. 반려동물과 산책 시에도 목줄을 착용해 너구리와 간격을 유지하라고도 했다.
특히 물림이나 할큄 등 접촉 사고가 발생했을 시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감염병 전염 여부 등을 확인하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