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여당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안과 법 왜곡죄 신설안(형법 개정안)을 두고 대한변호사협회장 또는 한국여성변호사회장을 지낸 원로 법조인들이 “헌법 위반”이라며 반대 입장을 냈다. 이들은 법관 임명에 외부인사가 개입할 수 있도록 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안은 “삼권분립을 근본적으로 훼손”하며, 법 왜곡죄 신설은 “정치적 사법 통제를 불러온다”며 우려를 표했다.
4일 전 대한변협회장 9인(박승서·정재헌·천기홍·신영무·하창우·김현·이찬희·이종엽·김영훈 변호사)과 전 한국여성변호사회장 4인(김정선·이명숙·이은경·조현욱 변호사)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와 ‘법 왜곡죄’ 신설에 반대한다. 법치주의와 삼권분립 원칙에 대한 위협을 중단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 변호사는 “헌법은 국민에게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헌법 제104조 제3항은 ‘대법원장과 대법관이 아닌 법관은 대법관회의의 동의를 얻어 대법원장이 임명한다’고 하여 사법부의 인사권을 보장한다. 이는 법관의 인사권을 외부로부터 독립시켜 법관의 독립성과 공정성, 재판의 신뢰성을 확보하려는 것”이라며 “그런데 민주당이 추진하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안은 법관 임명에 외부인사가 개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헌법에 위반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현행 헌법에는 군사법원을 제외한 특별재판부 설치에 대한 근거가 없다”며 과거 친일파 청산을 위해 설치된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나 3·15 부정선거 관여자를 처벌하기 위한 특별재판부는 모두 헌법 부칙에 근거해 설치됐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반민특위는 본래의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다수당의 권력에 휘둘렸고, 3·15 특별재판부는 5·16 쿠데타를 초래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내란전담재판부는 재판부 구성과 재판권 행사에 있어 재판의 공정성을 훼손한다”며 “절대적 입법권력에 휘둘리고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으므로, 공정한 재판을 받을 국민의 기본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뿐 아니라 민주주의의 기둥인 삼권분립을 근본적으로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법 왜곡죄 신설에 대해선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을 중대하게 위반한다”고 비판했다. 법안이 ▲증거해석 왜곡 ▲사실관계 왜곡 ▲법령의 잘못된 적용 등 추상적인 개념을 처벌 요건으로 삼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법 왜곡죄가 “사법권 침해를 넘어, 판·검사의 독립적 판단을 위축시키고 고소·고발 남발과 정치적 사법 통제를 불러올 위험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했다.
법 왜곡죄가 현 형사·사법 체계와 정면 충돌한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들은 “증거가 제한적인 사건에서 검사가 정황증거와 진술의 신빙성을 종합해 기소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명백한 물증’이 없는 사건에서 처벌을 우려해 방어적 기소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판사·검사에게는 직무유기나 직권남용 등 처벌 규정이 있음에도 법 왜곡죄를 신설하는 것은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한 사법 장악 시도라는 의심을 가지게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12·3 윤석열 비상계엄 등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제보자 보호 등에 대한 특별법안(특별법)’은 1심과 항소심(2심) 모두 2개 이상의 내란전담재판부를 설치하고, 헌법재판소장·법무부 장관·판사회의에서 추천한 내란전담재판부 및 영장전담법관 추천위원회를 두고 대법원장에게 2배수를 추천한다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함께 법사위를 통과한 법 왜곡죄 신설안은 법관과 검사가 재판 또는 수사 과정에서 법을 고의로 왜곡하거나 사실관계를 조작한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처벌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