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10월 경상수지 흑자 폭이 전월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68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이를 추석연휴로 영업일수가 감소한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11월 경상수지는 재차 100억달러대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내국인의 해외증권투자는 경상수지 규모를 두 배 넘게 압도하며 환율 상승을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5일 한은이 발표한 ‘2025년 10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10월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68억1000만달러 흑자로 전월(134억7000만달러)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반도체 수출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지속됐지만, 영업일수 감소 등의 영향으로 승용차 수출 등이 뒷걸음쳤다.
경상수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는 78억2000만달러 흑자를 보이며 전월(142억4000만달러)보다 흑자 규모가 줄었다. 상품수지를 구성하는 항목 중 수출이 558억8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4.7% 감소한 탓이다.
특히 반도체(25.2%)를 중심으로 증가세가 유지됐지만 무선통신기기(-8.7%), 철강제품(-14.1%), 승용차(-12.6%) 등이 뒷걸음쳤다.
다만 한은은 경상수지 흑자폭 축소에 대해 추석 연휴에 따른 일시적인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올해 1∼10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사상 최대치로, 연간 기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11월부터 명절 효과가 사라지고 반도체 수출을 중심으로 상당한 무역 흑자를 보인 만큼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100억달러 이상의 높은 수준을 회복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경상수지는 30개월 연속 흑자로,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사상 최대치인 895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입은 480억6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5.0% 줄었다. 에너지 수입 가격 하락에 가스(-37.2%), 석탄(-18.6%), 석유제품(-13.1%) 등이 감소했다. 다만 원유의 경우 6.8% 늘었다.
서비스수지도 37억5000만 달러 적자로 전월(-33억2000만달러)보다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추석 연휴 출국자수 증가에 여행수지 적자 폭이 13억6000만달러로 전월(9억1000만달러) 대비 확대됐다. 본원소득수지는 29억4000만 달러로 9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10월 금융계정 68억1000만달러 순자산 증가
한편 내·외국인 간 자본 이전을 비교한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68억1000만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와 직접투자 순자산이 모두 늘어나며 해외로 빠져나간 금액이 많았다.
항목별로 보면 거주자의 해외 증권투자가 172억700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월(111억9000만달러)과 비교해도 증가폭이 눈에 띄었다. 거주자의 직접투자도 17억3000만달러 증가했지만 전월(38억6000만달러)대비 그 폭은 줄었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52억달러 증가했다. 지난 9월(90억8000만달러)과 비교하면 소폭 감소했다.
최근 급증한 해외 증권투자는 원·달러 환율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송 부장은 “1월부터 10월까지 내국인 해외 증권 투자가 1171억2000만달러로, 작년 동기 710억달러보다 상당히 늘었다”면서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0월보다는 약하지만 11월에도 해외 주식 투자를 중심으로 증권투자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