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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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원 아끼려다 4억 잃는다고요?”…우리가 놓친 함정

입력 : 2025-12-06 05:00:00
수정 : 2025-12-06 05:3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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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수수료 아끼려다 오히려 수십억원 손실 본 사례도”
“직거래 선택하더라도 검증 병행해야 소비자 입장에서 안전”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 초고가 아파트 매물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경기 침체로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디지털 직거래 문화가 빠르게 확산되며 부동산까지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다.

 

중고거래 플랫폼에 초고가 아파트가 등장하는 시대는 분명 새로운 변화다. 게티이미지

과거엔 상상하기 어려웠던 40억~100억원대 매물도 이제는 앱에서 손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40억 넘는 아파트가 ‘중고거래 앱’에…115억 매물도 올라와

 

6일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직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는 현재 매매가 40억원 이상 아파트가 10건 이상 올라와 있다.

 

가장 저렴한 매물은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43억5000만원, 가장 비싼 매물은 ‘아크로리버파크’ 115억원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반포 래미안 원펜타스(100억원), 래미안 원베일리(85억원)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초고가 단지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단순 호기심 수준을 넘어, 고가 부동산 시장에서 직거래가 하나의 ‘선택지’로 등장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왜 직접 거래로 넘어왔나…“절감 수수료 효과 상당해”

 

직거래 선호 이유로 가장 많이 꼽히는 것은 중개수수료 부담이다.

 

고가 아파트일수록 수수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을 넘기기도 한다.

 

실제로 100억원대 매물의 경우 법정 최대 중개보수로 계산하면 수수료만 약 1억3000만원 수준에 달한다.

 

경기 침체로 거래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집주인 입장에선 매력을 느낄 만한 비용 절감이다.

 

여기에 온라인 플랫폼 익숙한 MZ세대나 3040대 자산가들이 늘어나며 디지털 직거래에 대한 거부감도 빠르게 줄었다.

 

전문가들은 “고가일수록 오히려 직거래는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리스크 더 커져”…전문가들이 본 ‘초고가 직거래’의 그림자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초고가 아파트가 직거래 플랫폼에 등장하는 현상은 부동산 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보여주는 단면”이라며 “금액 규모를 고려하면 법적·기술적 리스크가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일정 수준 이상 자산 거래는 검증된 중개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40억~100억원대 거래는 문제가 생기면 회복이 어려운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사기·명의 도용·위조 서류 등 위험도도 커지는 만큼, 직거래를 하더라도 계약 단계에서는 전문 중개인의 필수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자산관리 전문가는 “이런 금액대는 단순한 매매가 아닌 자산 포트폴리오 전략”이라며 “직거래로 비용을 아끼는 것보다, 권리관계·세금·자금조달까지 점검받는 것이 장기적으로 훨씬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거래 방식이 변화하는 전환기 속에서 ‘수수료 절감’과 ‘안전성’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가 앞으로의 부동산 시장에서 더욱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게티이미지

특히 고가일수록 법적 분쟁 위험도 커지게 마련이다.

 

등기·명의 이전 과정에서의 오류나 서류 위조는 비전문가가 직접 확인하기 어렵다. 법적 안전장치 없이 직거래를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이는 경기 침체로 기존 유통 구조가 흔들리며 나타난 과도기적 현상으로 보인다. 불확실성이 큰 시기일수록, 표준화된 중개 절차의 중요성은 오히려 더 높아진다.

 

플랫폼에 초고가 매물이 늘고 있지만, 실제로 직거래로 성사되는 비율은 극히 낮은 현실이다. 노출 자체가 광고 효과를 노린 경우도 부지기수다.

 

◆“부동산 직거래, 혁신 vs 위험”…변화 앞에 마주한 시장

 

전문가들은 “수수료를 아끼려다 오히려 수십억 원 손실을 본 사례도 존재한다”며 “직거래를 선택하더라도 전문가 검증을 병행해야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입을 모은다.

 

중고거래 플랫폼에 초고가 아파트가 등장하는 시대는 분명 새로운 변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고가일수록 직거래는 더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거래 방식이 변화하는 전환기 속에서 ‘수수료 절감’과 ‘안전성’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가 앞으로의 부동산 시장에서 더욱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