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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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곰 습격’ 인명피해 역대 최다…일본 여행 중 곰 마주친다면?

입력 : 2025-12-06 14:23:01
수정 : 2025-12-06 15:4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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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지난 4월부터 11월까지 8개월간 곰의 습격을 받아 숨지거나 다친 사람이 230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고 현지 언론이 6일 보도했다. 

 

일본 동부 군마현 누마타시(沼田市)의 한 슈퍼마켓 내부에서 걸어다니는 곰의 폐쇄회로(CC)TV 영상. AFP=연합뉴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환경성이 11월 한 달간 곰 습격에 의한 피해 현황 집계 결과 사망 1명 등 총 33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로써 2025 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들어 8개월간 피해자 수는 230명으로 집계돼 종전 최다였던 2023년도의 연간 피해자 수 219명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사망자는 13명으로, 역시 최다였던 2023년도 6명의 2배를 웃돌고 있다. 

 

지역별 피해자 수를 보면 아키타현 66명, 이와테현 37명, 후쿠시마현 24명, 니가타현 17명 등 순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곰 포획 건수는 9867마리로, 역시 2023년도의 9276마리를 넘어 역대 최다를 새로 썼다.

 

곰 출몰 신고 건수(홋카이도, 규슈, 오키나와 지역 제외) 역시 3만6814건으로, 2023년도의 2만4348건을 뛰어넘었다. 환경성은 곰 피해 대책비 34억엔(약 323억 원)을 올해 추경예산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환경성은 “개체수가 늘고 주민 생활권에서 먹이를 찾는 경험을 쌓은 곰도 증가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12월에도 계속해 출몰할 우려가 있다고 경계감을 피력했다. 

 

실제로 환경성 발표를 보면 곰 출몰은 이와테·아키타·야마가타 등 동북 지역에서 가장 빈번하고 니가타·나가노 등 북륙, 도치기·군마 등 관동 지역까지 넓어지는 추세다. 

 

일본 이와테현 모리오카시 하라케이기념관 부지에서 발견된 곰. 교도=연합뉴스


이달 초 일본 기후현(岐阜県) 시라카와고(白川郷)에서는 버스정류장 인근에서 곰 새끼가 갑자기 나타나 스페인 관광객의 팔을 긁는 부상이 발생했다.

 

야마가타시·사가에시 등은 등산로와 강변, 온천지 주변에 다국어 경고판을 설치하고 교토 아라시야마 일대에서도 시가 감시카메라와 ‘곰 방지용 종’(벨)을 추가 배치하는 등 대응을 강화했다. 

 

한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에도 곰 출몰 사례가 잇따르자 영사관은 곰을 마주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피해 예방 수칙을 안내했다.

 

이에 따르면 등산할 때는 방울이나 호루라기 등으로 소리를 내며 이동해야 하고, 새벽이나 저녁 시간대에는 혼자 다니지 말아야 한다. 또 곰 발자국이나 배설물 등 흔적을 발견했을 경우에는 곧바로 해당 장소를 벗어나야 한다.

 

불가피하게 곰과 마주쳤을 때는 등을 보이지 않은 채 뒷걸음질로 천천히 침착하게 거리를 두는 것이 중요하다. 영사관은 “곰은 시속 50㎞로 달릴 수 있다”며 “나무도 잘 타고, 수영도 잘하기 때문에 달려서 도망치는 건 어렵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