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강남’으로 불리는 송도국제도시에 다시 불이 붙고 있다.
최근까지는 시장 침체 여파로 고점 대비 40~50% 하락 거래가 이어졌지만,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발표 이후 분위기가 급변했다.
서울·경기 핵심지가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수요가 비규제 지역인 송도 선호 단지로 이동했고, 그 결과 여러 단지에서 신고가가 연달아 터지고 있다.
◆대장주 거래 줄줄이 ‘신고가’…갭메우기 본격화
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연수구 송도동의 대표 단지 ‘더샵센트럴파크2차’ 전용 104㎡는 지난달 18일 12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올해 3월 같은 타입이 9억5000만원에 팔린 점을 감안하면 8개월 만에 약 3억원이 오른 셈이다.
1공구의 또 다른 대장주 ‘송도자이하버뷰2단지’ 101㎡는 지난달 10억2000만원에 매매돼 종전 최고가(2021년 8월)인 10억1000만원을 3년 만에 넘어섰다. 2022~2024년에는 8억~9억원대에서만 거래됐던 단지다.
신축 프리미엄이 반영된 송도국제도시디에트르시그니처뷰도 강세다. 전용 114㎡는 지난달 14억7000만원에 거래돼 새 최고가를 경신했다.
올해 세 차례 거래에서 ‘10억→14억2500만원→14억7000만원’으로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같은 단지 84㎡ 역시 11억9000만원의 신고가를 기록하며 12억원 진입을 앞두고 있다.
이처럼 일부 단지 가격이 빠르게 회복되며 시장에서는 ‘갭메우기’라는 표현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서울·경기 규제지역과 송도 간 가격 괴리가 비정상적으로 벌어졌던 상황이 정상 범위로 되돌아가는 과정이라는 분석이다.
◆“단기 반등 아닌 구조적 수요 재배치”…전문가 진단은?
전문가들은 이번 현상을 단순한 반짝 반등으로 보기 어렵다고 강조한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경기 규제 강화로 수요가 이동하며 송도 우량 단지들이 저평가 매력이 부각된 결과”라며 “충분히 조정된 단지부터 갭메우기에 진입한 단계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정책의 여파를 강조하는 분석도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10·15 대책 이후 비규제 지역 중 브랜드·입지 경쟁력이 확실한 송도로 투자·실수요가 몰리고 있다”며 “전형적인 규제 풍선효과이며 단기적으로 신고가 행진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시장 심리 변화가 핵심이라는 시각도 있다. “하락 피로감이 누적됐다”는설명이다.
송도는 고점 대비 40~50% 조정을 받았던 지역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충분한 하락’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우량 단지 중심 회복은 전형적인 초입 패턴이라는 것이다.
최근 반등이 투자 수요만의 흐름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된다.
교육·직주근접·환경 요소 등을 중시하는 실수요가 본격적으로 송도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신축·브랜드 단지 선호가 뚜렷해 가격 차별화가 발생하고 있다.
◆송도 시장, “반등 초입” vs “일시적 반짝”
반면 과열 신호에 대한 경고도 나온다.
이번 상승은 외부 요인에 크게 좌우된 만큼 단기간 급등한 구간은 변동성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추세 전환이라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고, 거래량 흐름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까지는 선호 단지 중심의 국지적 반등에 가깝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거래량이 아직 본격적으로 증가하지 않은 데다, 일부 단지는 여전히 조정 국면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규제·금리·수요 이동 등 외부 환경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송도는 연말~내년 상반기 시장의 바로미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지금은 신고가가 시장 전체 추세로 확산되기보다는 선호 단지에서 먼저 나타나는 초기 신호 단계”라며 “향후 매수세 확대 여부가 송도 시장의 진짜 변곡점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