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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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실 몰래 들어가 개인정보 빼낸 고3들…"호기심에 그랬다"

입력 : 2025-12-07 13:48:53
수정 : 2025-12-07 13:4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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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한 사립고등학교 재학생들이 행정실에 무단 침입해 교사와 학생들의 개인정보가 담긴 저장장치를 빼돌린 사실이 드러나 경찰이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

 

대구 북부경찰서는 대구 북구 모 사립고등학교 3학년 학생 5명을 건조물침입 등 혐의로 내사 중이라고 7일 밝혔다.

대구시교육청 전경.

경찰과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9월20일 오후 자신들이 다니는 한 사립고등학교에서 문이 잠겨 있지 않은 이사장실을 통해 교장실과 행정실에 들어가 이동식저장장치(USB)와 외장하드 안에 있던 개인정보를 노트북 등에 복사해 몰래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훔친 저장장치에는 학생부 등 학생 개인정보와 교사 50명의 주민등록번호, 인사기록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유출된 학생부는 200여부로 2000년 이전 자료라고 시교육청은 밝혔다.

 

해당 사건은 한 달 뒤인 10월8일 자료를 훔친 학생 중 한 명이 방송실에서 별도의 자료를 빼내려다 교감과 마주쳤고, 이를 추궁하는 과정에서 저장 장치를 훔친 사실을 확인했다. 학교 측은 이미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내부 논의를 거쳐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에 학생들이 자수하는 것으로 방침을 세웠으며, 시교육청에는 알리지도 않았다.

 

이후 해당 학생들은 지난달 28일 보호자와 함께 경찰서를 찾아 자수했으며 경찰은 입건 전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호기심에 개인정보를 빼돌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도 지난 4일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처음으로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인정했다. 학교 측은 ‘존경하는 동문 졸업생님께’로 시작하는 사과문에서 개인정보 관리 소홀로 심려를 끼쳤다며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시교육청은 늦은 보고 경위와 개인정보가 유출됐는지 여부, 학생들이 침입하게 된 배경 등을 확인하기 위해 감사관실 조사를 벌이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이 단순 호기심으로 벌인 일인지 다른 목적이 있었는지는 조사 중"이라면서도 "현재까지 학생들이 빼낸 자료가 외부에 유출된 정황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