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세대(6G) 이동통신 핵심 기술로 꼽히는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 ‘스타링크’가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상망 구축이 어려운 해상과 상공에서 수요가 잇따를 전망인데, 선박 회사와 항공사가 스타링크 도입을 결정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링크는 일론 머스크가 세운 미국 스페이스X의 위성통신 서비스로 저궤도를 도는 수천 개 위성을 활용해 인터넷을 공급한다. 도서·산간·해상 지역과 상공에서도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어 기존 이동통신망의 보완 수단으로 주목받았다. 스타링크가 지난 4일 국내에 출시한 서비스는 위성과 스마트폰이 직접 연결되는 방식이 아닌 안테나를 통한 인터넷 제공 방식이다. 전국에 통신망이 깔려 어디서든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는 국내 시장 환경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요금제가 비싼 편이지만 통신 속도가 느린 탓에 개인 이용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주거용 요금제 다운로드 속도는 135Mbps, 업로드 속도는 40Mbps다. 국내 5G 평균 다운로드(1025Mbps)와 국내 LTE 평균 다운로드(178Mbps) 속도보다 느리다. 주거용의 경우 안테나 등 장비값이 55만원으로 초기 장비 비용도 부담이다.
통신 서비스 사각지대였던 해상과 상공에서 활용도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타링크 국내 공식 재판매 사업자인 SK텔링크와 KT SAT는 각각 국내 대표 선사인 팬오션 선단, SM그룹 선박관리 전문기업 KLCSM과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팬오션은 스타링크를 통해 선내 업무 효율성과 운항 안전성, 승조원 편의 등 품질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에서 스타링크가 유용하게 쓰였듯 재난 상황에서 저궤도 위성통신이 필수 인프라로 기능할 것이란 전망도 많다. 롯데월드타워는 재난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해 22층 피난안전구역과 지하 1층 종합방재센터에 스타링크를 재난망으로 설치했다.
한진그룹 5개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은 기내 와이파이로 스타링크를 들여온다. 이르면 2026년 하반기부터 스타링크를 차례로 도입해 기내에서 초고속 와이파이를 제공하기로 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장거리 운항 기종인 보잉 777-300ER, 에어버스 A350-900 항공기에 우선 도입하고, 두 회사의 통합이 마무리되는 2027년까지 모든 항공기에 도입하기로 했다.
다수 항공사는 정지궤도 위성을 활용한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3만6000㎞ 높이에 있는 일반 통신위성이 지상국과 신호를 주고받은 뒤 비행기로 데이터를 보내기 때문에 속도가 느리다. 궤도를 낮추면 거리가 줄어 속도가 빨라진다. 저궤도(1500㎞ 이하) 통신위성이 주목받는 이유다. 스타링크를 도입한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 등 일부 글로벌 항공사는 기내 인터넷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스타링크는 2023년 한국 법인을 설립하고 국내 시장 진출을 준비해왔다. 앞서 기간통신사업자 등록과 장비 적합성 인증을 마쳤고, 올해 국경 간 공급 협정 승인 등을 거쳐 서비스를 개시했다. 주거용(B2C) 요금제는 월 8만7000원, ‘라이트’ 요금제는 월 6만4000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