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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름 끼쳐” “크리스마스 망쳤다”…맥도날드, AI 제작 광고 삭제

입력 : 2025-12-11 16:10:13
수정 : 2025-12-11 16: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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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가 인공지능(AI)으로 제작해 선보인 네덜란드 크리스마스 광고를 비공개 처리했다.

 

10일(현지시간) AFP에 따르면 맥도날드 네덜란드는 최근 생성형 AI 기술을 이용해 약 45초 분량의 크리스마스 광고를 만들었다.

맥도날드 네덜란드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제작한 2025년 크리스마스 광고.

‘일 년 중 가장 끔찍한 시기’라는 제목의 이 광고는 산타클로스가 교통체증에 갇히고 선물을 가득 실은 자전거가 눈 속에서 미끄러지는 등 혼란스러운 크리스마스 모습을 묘사하며 1월까지 맥도날드 매장으로 피신하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심지어는 거실에 놓인 크리스마스 트리가 폭발하는 장면까지 넣었다.

 

광고 공개 직후 시청자들은 물론 전문가들까지 혹평을 쏟아냈다. 한 시청자는 “광고 때문에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완전히 망쳤다”고 지적했다. 영화평론가인 리처드 로퍼는 “만일 그들이 섬뜩하고 우울하며 재미없고 어설픈 촬영과 엉성한 편집, 부자연스러움을 의도한 것이라면 완벽하게 해냈다”고 비꼬았다. 정치평론가 맷 월시도 “정말 형편없고 끔찍할 뿐 아니라 멀리서 봐도 AI로 만들었다는 게 티가 난다”며 “이런 식으로 AI를 사용하는 개인이나 기업은 가차 없이 조롱하고 비웃어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논란이 확산하자 맥도날드 네덜란드는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동시에 성명을 내고 “연휴 기간 네덜란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스트레스 상황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이 시기가 ‘일 년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는 점을 알게 됐다”며 “그 점을 존중하면서 모두에게 즐거운 시간과 맛있는 음식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일은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교훈이 됐다”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광고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퍼져나가며 계속해서 비판을 받고 있다.

맥도날드 네덜란드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제작한 2025년 크리스마스 광고.

이번 사태를 계기로 AI 광고 제작을 둘러싼 논란도 재점화하는 모양새다. 앞서 미국 배우·방송인노동조합(SAG-AFTRA)은 “컴퓨터 그래픽은 삶의 경험이나 감정이 전혀 담겨 있지 않다”며 “배우와 제작자의 생계를 위협하고 예술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불법적인 도용이라는 문제를 야기할 뿐”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맥도널드 네덜란드의 크리스마스 광고를 제작한 더 스위트샵 필름스의 멜라니 브리치 최고경영자(CEO)는 AI 활용을 옹호하면서 “창작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도구를 확장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사람들이 잘 모르는 부분이 있는데 작업에 들어간 시간은 일반적인 촬영보다 훨씬 길었다”며 “10명이 5주간 풀타임으로 참여했다”고 부연했다. 이에 독립 제작사 봄퍼 스튜디오의 엠린 데이비스는 “10명은, 전통적인 실사 촬영에 비하면 극히 적은 수”라고 직격했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광고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코카콜라 역시 지난해 AI로 제작한 연말 광고를 선보였다가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코카콜라는 최근 다시 한번 AI로 제작한 연말 광고를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