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용 둔화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내년 금리 전망은 예측이 더 어려워졌다. 한·미 금리차가 좁혀졌지만 원·달러 환율은 큰 반전을 보이지 못했다.
연준은 1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뒤 투표권을 가진 12명의 위원 중 9명의 찬성으로 기준금리를 기존 3.75∼4.00%에서 3.50∼3.75%로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2.50%)과 미국 간 금리차는 상단 기준 1.25%포인트로 줄었다.
올해 마지막 FOMC에서 시장의 관심은 내년 금리 방향에 쏠렸다. 연준은 내년 말 기준금리 예상치의 중간값을 3.4%로 제시했다. 내년 말 예상치와 지금의 금리를 고려하면 내년에도 한 차례의 0.25%포인트 인하가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가 “중립” 금리로 추정되는 범위 안에 있다고 말했다. 중립 금리는 경제를 부양하지도, 경제에 부담을 주지도 않는 연준이 지향하는 수준의 금리를 의미한다. 시장은 향후 추가 인하 가능성을 낮추는 ‘매파적(금리 인상) 인하’ 기조로 해석했다.
하지만 FOMC 위원 간 큰 견해차를 보여 불확실성은 커졌다는 평가다. 의결권을 가진 위원 12명 중 2명은 동결, 1명은 0.050%포인트 인하 의견을 냈다. FOMC에서 3명이 다른 의견을 낸 건 6년 만이다. 또 점도표에서는 전체 연준 참가자 19명 중 7명이 내년 인하가 필요하지 않고, 8명은 최소 두 차례 인하가 필요하다고 나뉘었다. 무엇보다 내년에는 연준 의장이 교체될 예정이다. 후임에는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측근 인사가 거론되고 있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11일 한은 시장상황점검회의에서 “미 금리인하 결정은 시장 예상과 부합했지만 연준 내부의 견해차 확대,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내용 등을 고려할 때 향후 미국 통화정책 기조가 보다 신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한·미 금리 격차 축소가 곧바로 원·달러 환율 안정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보다 2.6원 오른 1473.0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개장 직후 1463.90원까지 내렸으나 오후 들어 1470원대 초반대에 안착했다. 낮아진 환율에 저가매수와 결제수요가 몰리며 낙폭을 모두 되돌렸다.
교과서적으로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낮으면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커진다. 그러나 현 상황에선 금리차보다 수급적 요인이 환율에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종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의 3분의 2는 국내 개인·기관의 해외투자 증가에 따른 수급 요인 때문”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당분간 환율이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경우 다음 달 15일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도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지 못하고 동결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좀처럼 잡히지 않는 집값도 금리인하의 걸림돌이다. 한은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수도권 가격 상승폭이 줄고 있지만 핵심지역의 가격 둔화세는 더디다”며 “‘10·15 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 매매는 현저히 줄었지만 경기·인천 지역에서 그다지 감소하지 않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