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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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어서 못 판다”… 말차 세계시장 폭발에 ‘보성차 제2부흥기’ 시동

입력 : 2025-12-13 23:38:59
수정 : 2025-12-13 23:3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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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보성이 글로벌 말차 시장 확대 속에 ‘보성차 제2부흥기’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말차 열풍이 프리미엄 식품·웰니스 산업을 중심으로 확산하면서 한국 차산업이 호기를 맞은 가운데 국내 최대 차 주산지인 보성군이 생산·가공·유통 전반의 체계를 정비하며 본격 반등에 나서는 분위기다.

대한민국 녹차수도 보성이 ‘보성차의 제2 부흥기’를 향한 본격적인 도약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봇재 ‘그린다향’ 카페에서 판매하는 보성 말차 제품. 보성군 제공

12일 보성군에 따르면 군은 국내 차 생산량의 34%를 차지하는 핵심 산지로, 올해에만 역대 최대 규모인 80억원을 투자해 재배 환경 현대화를 추진했다. 스마트 생육 관리 시스템, 평지형 다원 조성, 기계화 수확 확대, 해썹(HACCP) 기반 가공시설 확충 등 전 과정에서 과학화·표준화를 도입해 생산 효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유럽·미국 기준의 국제유기인증 면적을 80ha까지 확대하며 고품질·친환경 인증 체계를 확고히 했다. 생산 기반도 눈에 띄게 달라졌다. 단위 면적당 생산량은 2014년 100.3㎏에서 2024년 127.8㎏으로 약 27% 증가, 고령화·노동력 부족 등 국내 농업의 구조적 어려움 속에서도 지속 가능한 성장 조건을 확보했다.

 

◆“수매 즉시 완판”… 현장선 ‘차 구하기 대란’

 

세계 말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면서 보성산 차 수출은 수년째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1월 경주에서 열린 ‘2025 APEC 한중 정상회담’ 만찬 후식으로 ‘보성녹차’가 공식 제공되며 국제적 신뢰도도 한층 강화됐다.

 

국내 시장도 열기는 더 뜨겁다. 온라인 플랫폼 중심의 소비 확대로 보성군은 보성몰·우체국쇼핑 등에서 비대면 판매를 강화해 내수 기반을 공고히 했다. 전국 박람회 참가, 직거래 장터 운영 등을 통해 유통망을 다변화한 것도 한몫했다.

 

이 같은 환경 변화 속에 시장에서는 “차가 없어서 못 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보성녹차가공유통센터는 최근 5년간 연평균 약 130t의 찻잎을 수매해 80% 수준만 판매하고 나머지는 재고로 유지해 왔다. 그러나 올해는 총 246t을 수매한 즉시 전량 판매 또는 계약 완료하고, 전년도 이월 재고까지 모두 소진됐다.

 

현장에서는 ‘차 구하기 대란’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하고 있다. 서상균 보성차생산자조합장은 “올해는 조합 창고에 재고가 남지 않을 정도로 판매가 빠르게 이뤄졌다”며 “말차를 포함한 차류 전반에 대한 수요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보성군 “제2부흥기 현실화… 세계 시장 본격 진출”

 

보성군은 이번 시장 흐름을 ‘보성차 제2부흥기’ 실현의 기회로 보고 있다. 앞서 수출과 인증 확대, 가공·유통 체계 개편을 통해 기반을 다져온 만큼, 글로벌 웰니스·프리미엄 식품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보성군 관계자는 “보성 차는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지역의 대표 산업이자 문화적 유산”이라며 “말차 열풍과 세계 식품 시장 변화는 보성에 다시 찾아온 절호의 기회다. 녹차수도 보성의 위상을 글로벌 시장에 확고히 세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