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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 강한 충격, 알츠하이머 부른다?"…치매 전 단계서 위험 확인 [건강+]

입력 : 2025-12-14 13:00:00
수정 : 2025-12-14 11:2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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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 경도인지장애 환자 45만명 분석
외상성 뇌손상 시 진행 위험 25%↑, 65세 미만은 56%↑

치매 전 단계에서 머리에 강한 충격을 받으면 알츠하이머병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65세 미만에서 위험이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치매 예방을 위해선 외상성 뇌 손상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2일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에 따르면 신경과학교실 김한결·백민석 교수 연구팀은 최근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외상성 뇌손상 경험이 알츠하이머병 치매로 진행 및 치매의 이상행동 증상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발표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해 총 45만명 이상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한 후향적 코호트 연구 결과, 외상성 뇌손상이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 위험을 높이는 중요한 환경적 위험 요인임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경도인지장애는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지만, 기억력 등 인지 기능이 같은 연령대보다 저하된 상태로 치매의 전 단계로 알려져 있다.

 

외상성 뇌손상(TBI)은 외부 충격으로 뇌에 손상을 입은 상태를 의미한다. 뇌진탕과 같이 외부 충격으로 뇌에 가해지는 물리적인 충격을 포함한다.

 

연구에 따르면 외상성 뇌손상을 경험한 경도인지장애 환자군은 외상성 뇌손상 경험이 없는 환자군에 비해 알츠하이머병 치매로의 진행 위험이 25% 유의하게 높았다.

 

특히 65세 미만의 젊은 경도인지장애 환자 그룹에서는 외상성 뇌손상이 치매 진행 위험이 대조군 대비 56%까지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나 젊은 연령층에서의 외상성 뇌손상의 영향이 더욱 강력한 것으로 밝혀졌다.

왼쪽부터 김한결·백민석 교수. 연세대 원주의대 제공

외상성 뇌손상은 치매 진행뿐 아니라 알츠하이머병 치매 진단 후 발생하는 행동심리증상 위험까지 높였다.

 

외상성 뇌손상 환자군에서 초조, 공격성, 정신병 등 행동심리증상 발생 위험은 대조군 대비 30% 증가했다. 이는 외상성 뇌손상이 신경정신과적 증상을 더욱 빠르게 유발하고 환자의 관리와 가족의 부담을 가중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The Journal of Prevention of Alzheimer's Disease’ (IF 7.8) 2026년 1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김한결·백민석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치매 예방을 위해 외상성 뇌손상의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특히 외상성 뇌손상 경험이 있는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더욱 세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