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 위기에 놓인 북극곰들이 지구 온난화로 인한 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채식을 더 쉽게 할수 있도록 유전자(DNA)를 변화시키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온난화에서 살아남기 위한 북극곰의 필사의 사투가 유전자 차원에서도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11일(현지시간) ABC방송에 따르면 이날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학교 연구진은 그린란드의 비교적 따뜻한 지역에 서식하는 북극곰들이 급격한 유전적 변화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기온 상승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그린란드 북극곰 중 17마리의 유전자를 분석했는데 더 따뜻한 남동부에 서식하는 북극곰들은 더 추운 북쪽지방 북극곰과 달리 기존 지방 중심의 식단에 식물성 먹이를 포함하는 방향으로 환경에 대응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의 주저자인 앨리스 고든 이스트앵글리아대 생물과학대 선임연구원은 “보통 북극곰은 물개를 사냥하는 등 지방 함량이 높은 먹이를 섭취하지만, 식물성 먹이를 더 많이 먹는다는 점에서 큰 변화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가 멸종 위기에 놓인 북극곰들의 생존에 희망의 빛을 비춘다고 자평했다. 온난화로 인해 북극해가 계속 녹으면서 북극곰이 물개를 사냥해 먹이를 구하기 어려워졌고, 이에 따라 북극곰은 2050년까지 3분의 2가 줄어들고, 급기야 금세기 말까지 모두 멸종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든 연구원은 “이 북극곰 집단은 생존을 위해 자신의 유전체(게놈)를 다시 쓰고 있다”며 이를 “녹는 빙하에 맞선 필사적인 생존 메커니즘”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 연구는 희망적이지만, 북극곰의 게놈을 더 자세히 이해할 하나의 작은 기회에 불과하다”며 “우리는 모두 북극곰의 생존을 위해 탄소 배출을 계속 줄여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