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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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초대형 전복, ‘반전’ 정체 뭐길래?

입력 : 2025-12-13 05:00:00
수정 : 2025-12-13 05: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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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 이렇게 귀여웠나”…완도군 ‘전복 굿즈’가 만든 뜻밖의 대박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MZ 감성 저격…지역 브랜딩 모델 급부상

전남 완도군이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으로 내놓은 ‘전복 쿠션·키링 세트’가 SNS에서 폭발적 관심을 끌고 있다. 실제 전복의 질감과 형태를 거의 그대로 옮긴 디자인 덕분이다.

 

귀여움과 리얼함 사이의 절묘한 균형으로 MZ세대 감성을 자극하며, 지역 특산물이 ‘굿즈 콘텐츠’로 재탄생하는 새로운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전남 완도군이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으로 제공한 ‘전복 쿠션’. 고향사랑e음 홈페이지 캡처

13일 완도군에 따르면 군은 고향사랑기부제 온라인 플랫폼 ‘고향사랑e음’에서 해당 세트를 3만 포인트에 제공하고 있다.

 

앞서 지난 9일 X(옛 트위터)에 한 기부자가 “생각보다 더 리얼하다”며 인증 사진을 올리면서 화제가 본격 확산됐다. 게시물은 약 100만회 가량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댓글에서는 “보자마자 웃음 나온다”, “전복을 이렇게 구현한다고?” 등 반응이 이어졌다.

 

답례품 설명을 보면 전복 쿠션은 25cm 크기로 실물 전복을 고해상도로 프린팅했다. 극세사 원단을 적용해 부드러운 촉감을 강조했다.

 

키링은 손바닥만 한 크기에 전복 외형을 그대로 축소해 넣었다. “부담은 덜고, 웃음과 감성은 더한 굿즈”라며 “처음 보면 놀라고, 들고 다니면 정든다”는 콘셉트를 내세웠다.

 

◆지역 굿즈, 이젠 ‘정책 콘텐츠’가 되는 시대

 

지역 특산물을 단순히 홍보용이 아닌 ‘브랜드 자산’으로 만든 사례다.

 

전복이라는 생물 자체가 가진 특성을 유머러스하게 풀어 MZ세대의 관심을 끌었고, 이는 기부제 참여 확대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완도군은 전복을 콘텐츠화한 첫 성공 모델을 만들었다. 스토리텔링·디자인·정서적 요소가 모두 결합된 방식이라 타 지자체에도 참고할 만하다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한 디자인 전문가는 “해산물을 굿즈로 만든 시도가 드문데, 전복 특유의 결을 사실적으로 살리면서도 귀여움을 더한 점이 ‘밈화’의 핵심”이라며 “시각적 임팩트가 강해 자연스럽게 SNS 확산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일상 제품(쿠션·키링)에 전복이라는 비일상적 소재를 얹어 낯선 재미를 준 점이 경쟁력을 만들었다”며 “기념품 시장에서 가장 효과적인 ‘반전 디자인’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전복 쿠션, 전복 키링. 고향사랑e음 홈페이지 캡처

실용성보다 희소성과 독창성이 소비의 기준이 되는 시대다. 전복 쿠션은 ‘웃음 포인트’를 통해 홍보 효과를 극대화했고, 지역 아이콘의 이미지 변환에도 크게 기여했다.

 

마케팅 전문가는 “‘전복 = 귀엽다’라는 새로운 감성적 해석을 부여해 브랜드 자산을 확장한 사례”라며 “콘텐츠가 곧 홍보가 되는 SNS 시대에 매우 전략적인 접근”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전복 굿즈, 완도군 존재감 확장에 큰 기여”

 

MZ세대는 재미·스몰럭셔리·스토리 있는 소비를 선호한다. 전복 굿즈는 ‘웃기지만 잘 만든’ 감성을 충족시키며 기부를 하나의 문화 경험으로 바꾸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의 핵심은 차별화된 경험 제공이다. 완도군처럼 지역 정체성을 정확히 반영한 굿즈는 기부 확대에 실질적 도움이 된다.

 

전복 중심 산업지라는 지역 특성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면서도 젊은 세대를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정책적으로도 지속 가능한 모델이라는 시각도 있다.

 

SNS상에 ‘너무 리얼해 놀랐다’는 반응이 많다. 단일 굿즈로 100만회 가량의 조회수를 기록했다는 점은 소비자의 감성 코드와 트렌드를 완벽히 맞췄다는 의미다.

 

지역 굿즈가 온라인 ‘밈(meme)’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 상징적 사례라는 분석이다.

 

완도군 전복 쿠션의 인기는 단순한 귀여움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지역 특산물을 소재로 한 굿즈가 ‘지역 브랜딩 → 기부 참여 유도 → 관광 관심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음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전복 한 마리가 완도군의 존재감을 전국적으로 확장시키는 일종의 ‘작은 마케팅 혁신’이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