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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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조끼’ 입은 식당 손님에 “벗어주세요”…롯데백화점 대표, 공식 사과

입력 : 2025-12-13 15:44:43
수정 : 2025-12-13 16:5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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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百 “이용에 불편 드려 죄송”…재발 방지 약속

롯데백화점은 잠실점에서 노조 조끼를 입은 손님에게 복장 탈의를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자 대표 명의 공식 사과문을 내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롯데백화점 보안요원에 항의하는 이김춘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사무장.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롯데백화점은 13일 자사 홈페이지에 “지난 10일 저녁 잠실점에서 몸자보를 착용하고 식사를 위해 입장하려는 고객분들에게 몸자보 탈의 등을 요청해 이용에 불편을 드린 점에 대해 정중히 사과드린다”며 정현석 대표 명의의 사과문을 게재했다.

 

정 대표는 사과문에서 “이는 부적절한 조치였으며, 불쾌감을 느끼셨을 고객분들에게도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고객 응대 전반에 대한 내부 프로세스를 재점검하고,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논란은 지난 10일 저녁 민주노총 금속노조 조합원 등이 금속노조 조끼를 입은 상태로 잠실점 지하 식당가에서 식사를 하려다 보안요원의 제지를 받으면서 불거졌다. 이들은 식당 입구에서 백화점 보안요원한테 “이런 복장으로는 출입할 수 없다”는 제지를 받았다고 한다. 당시 조끼에는 현대자동차 하청업체인 이수기업 해고 노동자의 복직을 촉구하는 문구와 함께 ‘해고는 살인이다’라는 문장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 상황이 담긴 영상에는 이김춘택 조선하청지회 사무장이 “조끼 입었다는 이유로 이런 취급을 받아야겠습니까”라고 하자 보안요원이 “공공장소에서는 에티켓을 지켜주셔야 한다”고 말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이김 사무장이 “우리는 공공장소에서도 다 이렇게 다닌다. 조끼를 벗으라는 것은 노동자에 대한 혐오다”라고 맞받자 이번엔 “여기는 사유지니까”라고 보안요원의 답이 돌아왔다. 일행들 항의가 이어지자 “나도 노동자다”라고 했던 보안요원은 “좀 부탁드릴게요”라고 말하며 난처한 모습을 보였다.

 

이 영상이 SNS 등을 통해 확산하면서 롯데백화점 대응이 과도했다는 비판 여론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