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취업 시장에서 구직자들의 ‘드림 컴퍼니’ 지형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반도체·IT 중심이던 선호 기업 구도 속에서 유통·뷰티 기업이 정상에 오른 것이다.
CJ올리브영이 올해 가장 입사하고 싶은 기업 1위에 오르며 그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13일 채용 플랫폼 캐치가 구직자와 직장인 307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올해의 기업’ 조사 결과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은 전체 응답자의 20% 지지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3위였던 올리브영은 단숨에 두 계단을 뛰어오르며 선두로 올라섰다.
◆K뷰티 성장과 함께 커진 ‘올리브영 효과’
CJ올리브영의 약진 배경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운 K뷰티 산업의 성장과 브랜드 경쟁력이 꼽힌다.
국내 최대 헬스앤뷰티(H&B) 플랫폼으로서 유통을 넘어 자체 브랜드(PB)와 글로벌 진출까지 확장한 점이 젊은 구직자들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트렌드를 만드는 기업’, ‘성장 산업에 속한 회사’라는 이미지가 입사 선호도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네이버 뒤이어…대기업 여전히 ‘강세’
지난해 1위였던 SK하이닉스는 올해 15%를 기록하며 2위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높은 선호도를 유지했다.
네이버는 8%로 3위를 차지하며 IT 플랫폼 기업의 안정적인 인기를 입증했다.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는 각각 7%로 공동 4위에 올랐다. 지난해 각각 5위와 6위였던 두 기업은 순위 상승을 통해 제조업 기반 대기업의 저력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6위는 CJ제일제당(5%)으로, 식품·바이오 사업의 안정성과 글로벌 확장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금융·뷰티·바이오까지…선호 기업 ‘다변화’
올해 조사에서는 새로운 얼굴도 눈에 띄었다.
카카오페이(2%)는 모회사 카카오를 제치고 처음으로 7위권에 진입하며 디지털 금융 기업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아모레퍼시픽(2%) 역시 처음으로 공동 7위에 이름을 올리며 K뷰티 대표 기업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2%)가 9위, 한화에어로스페이스(2%)가 10위를 차지했다.
바이오·방산 등 고부가가치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순위권에 안착하면서, 구직자들의 관심 분야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봉이 최우선”…현실적 기준 ‘여전’
기업 선택 기준에서는 여전히 ‘연봉과 보상’이 압도적인 1순위였다.
응답자의 48%가 가장 중요한 요소로 연봉·보상을 꼽았다. 그 뒤를 브랜드 인지도(21%), 전공·관심 분야와의 적합성(11%)이 이었다.
이외에도 △워라밸(10%) △조직문화·분위기(5%) △고용 안정성(4%) △사회적 가치·ESG(1%) 순으로 나타났다.
이상적인 가치보다 실질적인 보상과 기업 경쟁력을 중시하는 현실적인 시각이 여전히 강하다는 분석이다.
‘올해의 기업’은 캐치 사이트 내 기업 콘텐츠 조회수가 높은 40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제 구직자와 직장인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다.
단순한 이미지가 아닌 취업 준비 과정에서 체감한 정보와 인식이 반영된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문가들은 “산업 성장성, 브랜드 파워, 보상 체계가 결합된 기업이 앞으로도 구직자 선호를 주도할 것”이라며 “올리브영의 1위 등극은 취업 시장에서 K콘텐츠·K뷰티 산업의 위상이 한 단계 올라섰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