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묻지마 투자’로 수십, 수백배의 수익을 내는 가상자산은 없을 것입니다.”
김민승(사진)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단타’(단기간 반복적인 매도매수를 통해 수익을 내는 투자기법) 성향의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들에게 “글로벌 가상자산시장이 성숙해진 만큼 계획적이고 성숙한 투자가 필요한 시기”라며 이렇게 말했다.
김 센터장은 14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017년을 전후해 국내에 ‘ICO(가상자산공개) 광풍’과 2023년 ‘밈코인’ 열풍에서 과도한 등락으로 수익을 본 투자자들이 있지만 지금은 시장이 그때보다 훨씬 성숙해졌다”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제도권 금융이 빠르게 포용하고 있고, 현물 ETF(상장지수펀드)의 등장이 이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하나금융연구소의 ‘2050세대 가상 자산 투자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단기간 코인을 샀다가 팔았다고 응답한 비율이 3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급격히 성장한 국내 가상자산시장에 비해 투자자들은 여전히 가상자산을 장기적 투자처가 아닌 투기의 장소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김 센터장은 “이제는 명확한 사업계획도 없이 거창한 말만 늘어놓는 가상자산 프로젝트들은 출시되지 못하거나 실패하고 만다”며 “예전처럼 가상자산으로 단기간 수십, 수백 배 수익을 보는 시기는 지났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가상자산 시장 전망에 대해선 “미국 연방정부가 본격적으로 대규모 매수를 시작하면 비트코인의 위상은 한층 더 올라갈 것이고 다른 국가들도 경쟁에 뛰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김 센터장은 “알트코인은 전체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비트코인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지난 미국 바이든 행정부에서 ‘증권성 소송’으로 인해 성장이 멈추며 비트코인 대비 상대적 약세가 확대된 알트코인 진영이 내년엔 이더리움 ETF와 RWA(실물자산토큰)으로 인한 수요 증가로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비트코인 ETF에 대해 강조하는 한편 금융시장의 새로운 대체자산으로 가능성을 주목했다.
그는 “비트코인 현물 ETF는 2024년 1월에 출시된 이후 불과 10개월 만에 금 ETF가 수십년간 쌓아올린 총자산규모 규모를 추월했다”며 “(국내에서도) 글로벌 규제 정합성과 국내 투자자 수요, 투자자 보호, 그리고 ‘김치프리미엄’(국내 가상자산 가격이 해외거래소 보다 높은 현상) 해소를 위해 비트코인 ETF 출시는 허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과 캐나다, 일본, 홍콩 등 선진국의 경우 비트코인 현물 ETF가 운영되고 있다.
김 센터장은 원화기반 스테이블 코인의 성공을 위해선 제도적 환경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인가와 발행, 유통이 이루어질 제도적 환경, 어떤 업체들이 시장에 뛰어들어 생태계를 만들어 가느냐에 따라 스테이블코인의 사용 양태가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