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력 운동 후 어떤 형태의 고기를 먹느냐에 따라 근육 회복 효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 캠퍼스 연구팀은 이같은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미국 임상영양학저널(The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을 통해 공개했다.
연구팀은 평균 연령 25세의 건강한 성인 남녀 16명을 대상으로 운동 후 육류 섭취가 근육 회복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참가자들은 다리 근력 운동을 수행한 뒤 ▲고지방 돼지고기 ▲저지방 돼지고기 ▲탄수화물 대조군 음료 중 하나를 섭취했다. 이후 5시간 동안 혈액과 근육 조직을 채취해 근원섬유 단백질 합성률(MPS)을 측정했다.
분석 결과 저지방 돼지고기를 섭취한 그룹의 근육 단백질 합성률은 시간당 0.106%로 가장 높았다. 반면 고지방 돼지고기 섭취 그룹은 0.072%/h에 머물렀으며, 이는 단백질이 전혀 없는 탄수화물 음료 섭취 그룹(0.056%/h)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운동 직후 고지방 식사가 단백질 섭취의 이점을 사실상 무력화할 수 있음을 나타내는 결과다.
연구팀은 ‘지방이 많은 식품의 소화 지연 효과’가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저지방 돼지고기를 섭취한 참가자들은 혈중 필수 아미노산과 류신 농도가 더 빠르고 높게 상승했는데, 이는 근육 합성을 촉발하는 핵심 신호로 작용한다. 반면 고지방 육류는 위 배출 속도를 늦춰 아미노산 공급을 지연하고, 이로 인해 이른바 ‘류신 트리거’ 기전이 약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 교신저자인 니콜라스 A. 버드 교수는 “단백질의 총량만큼이나, 함께 섭취되는 지방 등 다른 영양소의 조합이 근육 합성 반응에 큰 영향을 준다”며 “지방이 많은 식사는 혈중 아미노산 반응을 둔화시켜 근육 합성 자극을 무디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운동 직후에는 소화가 빠르고 지방 함량이 낮은 단백질 식품을 우선 선택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조언한다. 운동 1~3시간 전에는 과일이나 요거트처럼 부담이 적은 간단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고, 운동 직후 1시간 이내에는 단백질과 탄수화물이 함께 포함된 식사를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달걀, 저지방 우유, 플레인 요거트, 생선, 닭가슴살, 고구마 등은 대표적인 운동 후 회복 식품으로 꼽힌다. 특히 달걀은 필수 아미노산 9종을 모두 포함한 완전 단백질 식품이지만, 프라이 형태보다는 삶거나 구워 먹는 방식이 권장된다. 초콜릿 우유 역시 단백질과 탄수화물이 적절한 비율로 들어 있어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당분 함량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