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외환당국이 긴급 경제장관 간담회를 개최했지만 15일 원·달러 환율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보다 2.3원 오른 1476.0원으로 출발한 뒤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거품론이 원·달러 환율을 밀어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반도체 제조회사 브로드컴이 회의적인 AI 산업 전망을 내놓은 영향으로 뉴욕 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오라클의 데이터센터 건설 지연 우려 등도 기술주 투자심리를 약화한 원인이다.
외환당국은 환율 안정화를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이달 원·달러 환율은 평균 1470원을 넘기는 등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그러자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긴급 경제장관 간담회를 열어 금융·외환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다만 회의 결과에 관해선 별도 메시지를 내놓지는 않았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원·달러 환율은 오라클이 유발한 2차 기술주 투매가 국내증시 외국인 자금 순매도로 이어져 상승이 예상된다”며 “주말 간 뉴욕증시는 오라클 데이터센터 완공 시점 지연 소식이 기술주 대규모 투매로 연결되면서 낙폭을 확대했고, 국내증시도 미국발 투심 악화를 반영해 외국인 자금이 순매도로 포지션을 전환하며 원화 약세 분위기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