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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퇴직 후 연봉 3배로 로펌行…‘전관예우’ 우려 커진다

입력 : 2025-12-15 14:17:26
수정 : 2025-12-15 14: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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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공정위 퇴직자 82명 로펌行
김앤장 최다…연봉 평균 295% 상승
“로비창구 우려…제도적 장치 마련”
관피아 관련 이미지. 세계일보 자료사진

 

최근 10여 년간 공정거래위원회를 퇴직한 후 대형로펌에 재취업한 공무원이 80명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받는 평균 연봉은 공정위 재직 시절보다 3배 가까이 급증했다.

 

15일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퇴직공무원 재취업 현황’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 10일까지 공정위를 퇴직하고 대형로펌에 재취업한 공무원은 모두 82명이었다.

 

가장 많은 퇴직자가 재취업한 로펌은 김앤장 법률사무소로 24명(27.27%)이었다. 이어 법무법인 태평양이 12명(13.64%), 법무법인 율촌 10명(11.36%), 법무법인 광장 9명(10.23%) 등의 순이었다.

 

이들의 평균 연봉은 공정위 재직 당시보다 약 3배(295%) 상승했다.

 

평균 연봉 상승률이 가장 높은 로펌은 법무법인 화우(374.2%)였고, 법무법인 세종(369.9%), 김앤장 법률사무소(364%) 등의 뒤를 이었다.

 

공정거래위원회 퇴직자 대형로펌 재취업 현황. 강민국 의원실 제공

 

같은 기간 공정위 퇴직자 가운데 대형로펌으로 재취업을 희망해 취업심사를 받은 인원은 18명으로, 이 중 5명은 ‘부당한 영향력 행사 가능성’을 이유로 취업 불승인 결정을 받았다.

 

올해 공정위 퇴직자의 대형로펌행은 16명으로, 2015년 이후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4년 평균과 비교해 1.7배 많은 수준이다.

 

이를 두고 공정위 출신의 인적 네트워크가 공정위 조사나 국회 국정감사 업무 등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른바 ‘로비 창구’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강 의원은 “관피아의 관경유착, 기업 방패막이 등의 폐해는 여전히 우리 사회의 큰 골칫거리”라며 “대형로펌에 재취업한 퇴직자가 전관예우를 무기로 공정위의 조사·제재에 영향을 미치는 로비 창구가 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공정위는 최근 28년 만에 167명을 증원하는 대규모 조직 개편안을 내놨다. 이는 현재 정원(647명)에서 약 25%가 늘어나는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