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자백의 대가’는 남편을 살해한 용의자로 몰린 ‘안윤수’(전도연)가 교도소에서 살인범 ‘모은’(김고은)으로부터 충격적인 제안을 받으며 시작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모은은 자신이 윤수의 남편을 죽였다고 자백할 테니, 대신 교도소 밖에서 다른 사람을 한 명 죽여 달라는 조건을 내건다.
독특한 설정에 비해 후반부로 갈수록 극의 치밀함과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일각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전도연·김고은 두 배우의 강렬한 연기는 뇌리에 각인된다. 작품은 공개 3일 만에 넷플릭스 쇼 부문(비영어) 글로벌 2위에 올랐고, 15일 8위(플릭스패트롤 기준)를 달리고 있다.
초반부 모은은 사람을 잔인하게 죽이고도 무표정한 사이코패스로 그려진다. 그러나 후반부로 가면 동생과 아버지를 한순간에 잃은 인간적 면모가 드러나며 살인 행위의 배경이 밝혀진다. 김고은은 숏컷 머리모양과 느릿한 말투, 무슨 생각인지 모를 눈빛으로 모은의 복잡한 내면을 표현했다. 쇼트커트 역시 그의 아이디어였다. 12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김고은은 “모은의 머리카락에 얼굴이 숨겨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아주 짧은 머리였으면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영화 ‘파묘’, ‘대도시의 사랑법’에 이어 올해 넷플릭스 시리즈 ‘은중과 상연’, ‘자백의 대가’까지 연이은 호평을 받으며 ‘커리어 하이’를 달리고 있다. 차기작인 ‘유미의 세포들’ 시즌3 역시 기대가 높은 상태다.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좋은 대본은 모두 김고은에게 먼저 간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돌 정도다. 김고은은 “말도 안 된다”며 “회사(BH엔터테인먼트)가 좋아서, 회사에 배우들이 많으니까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다”고 웃었다. 최근 들어오는 대본의 폭이 넓어진 것은 사실이라고. 그러면서 “(들어오는 작품의) 결이 다양해졌는데, 배우로서 너무 좋은 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촬영하는 작품들이 연달아 인정받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며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찍은 작품이 연이어 사랑받는 걸 보며 신기하고 기적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