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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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장관 '가짜 일 30% 줄이기' 보고에 李대통령 "좋은 생각"

입력 : 2025-12-17 14:39:58
수정 : 2025-12-17 18: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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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업무보고…TF 꾸려 불필요한 보고서·야근 등 근절 추진
李 "정말 재미있는 아이템…다른 부처들도 동시에 진행" 지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7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가짜 일 30% 줄이기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밝혀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좋은 생각"이라는 칭찬을 들었다.

보여주기식 업무를 솎아내고 불필요한 보고서·야근 관행을 근절해 '일하는 조직'으로 만들겠다는 취지인데, 이를 들은 이 대통령은 크게 호응하며 타 부처 확산을 지시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7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장관은 이날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산업부 내년 3대 주요 과제를 발표한 뒤 "새로운 과제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조직 혁신과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며 '가짜 일 30% 줄이기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진 토론에서 대통령이 이를 콕 집어 "정말 재미있는 아이템 같다"고 관심을 보이자 김 장관은 "회사에 있을 때 '가짜 노동'이라는 책이 있었다"며 추가 설명을 이어갔다.

김 장관은 경제관료 출신이지만, 지난 2018년 공직을 떠나 민간으로 자리를 옮겨 장관 임명 직전까지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을 지냈다.

그는 "고객 가치와 관계없는 일을 하고, 상사가 퇴근을 안 하면 아래도 줄줄이 퇴근을 안 하는 눈치보기 문화가 (회사에는) 있었는데, 국민들이 세금을 내 보수를 주는 공직자들에게도 이런 문화가 있다면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마음이 들었다"며 "너무 많은 불필요한 보고서가 작성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준 (예산으로 구입한) 노트북과 종이를 써서 보고서를 만드는데, 텔레그램(메신저)이나 전화로 하면 되는 것들도 많다"고 부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산업통상부·지식재산처·중소벤처기업부 업무보고에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의 답변에 웃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그는 장관 취임 후 보여주기식 행사를 하지 말라고 했는데, (산업부가 담당하는) 업종이 많아 행사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다며 "이 또한 다 국민 세금을 이용해 만드는 것인데, 행사를 안 만들어야 정상 같다"고 꼬집기도 했다.

김 장관은 이날 보고한 지역 성장과 제조업 AI 전환 등 새로운 일을 하기 위해선 기존의 일을 줄이지 않고는 할 수 없다며 "국민과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업무 리스트를 만들어 '이런 건 하지 말자'고 협약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좋은 생각이다. 모범적으로 잘 만들어보시라"면서 옆에 앉은 강훈식 비서실장을 향해 "(산업부)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다른 부처들도 동시에 진행하라고 하라"고 지시했다.

산업부는 지난 10월 김 장관 지시로 조직·인사 혁신 과제 발굴을 위한 조직혁신팀(TR)을 발족해 운영하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