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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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술로 탄소 줄이고 꿀벌로 생태계 복원 [상생경영 특집]

입력 : 2025-12-17 23:00:00
수정 : 2025-12-17 20: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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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일회성 기부·캠페인 넘어 유기적 연결… 구조적 해법 찾는다

 

산업의 성장은 더 이상 숫자와 실적만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기업이 사회와 어떤 관계를 맺고, 어떤 가치를 생산하는지가 지속가능성의 기준이 되고 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창업 생태계 조성, 협력사와의 동반성장, 취약계층 지원, 미래세대 육성, 환경과 안전에 이르기까지 각자의 사업 특성과 강점을 살리며 사회공헌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단순한 기부나 일회성 캠페인을 넘어 일과 지역, 사람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구조적 해법을 모색하는 곳이 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기업은 이제 사회문제 해결의 동반자이자 미래를 설계하는 책임 주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LG가 조성한 토종 꿀벌 서식지에서 김대립 명인이 꿀벌통을 들고 있다. LG 제공

LG그룹은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넷제로)’을 추진해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있다. 자연 생태계를 살리는 사회공헌 활동도 확대하는 중이다.

LG는 최근 발간한 ‘LG 넷제로 특별 보고서 2024’를 통해 지난해 탄소 감축 결과와 실행 계획을 공개했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등 LG그룹에서 탄소 배출량 대부분을 차지하는 7개 계열사가 대상이다.

LG는 2030년과 2040년 탄소배출량을 2018년보다 각각 34%, 52% 차례로 줄여 2050년 넷제로를 달성하기로 했다. 지난해 탄소 약 539만t을 감축해 전년보다 배출량을 26% 줄였다. 보통 숲 면적 1ha(헥타르)당 40t이 감축되는 것을 고려하면 서울시 면적 2.2배에 달하는 산림을 조성한 것과 같은 효과라는 게 LG 측 설명이다.

전체 탄소 감축량 중 직접 감축 활동으로 125만t, 재생에너지 전환으로 414만t 규모의 탄소배출량을 줄였다. LG화학 등 계열사들은 저탄소 연료 전환, 수소 활용과 같은 신기술을 활용해 직접 감축 수단을 확대할 계획이다.

LG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기준을 반영한 기후 위험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매년 고도화하고 있다. 각 계열사는 기후위기 시나리오, 잠재적 재무 영향 등 기후 리스크를 관리한다. 태풍·홍수 등 기후 위험도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대응 매뉴얼도 마련한다.

LG전자는 물리적 재해로 공급망이 중단될 경우를 대비해 재고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LG유플러스는 홍수에 대비해 차수판 등을 설치, 장비 침수를 예방한다.

LG는 기후 위기에서 사업 기회를 보고 미래 성장 동력인 클린테크 사업을 육성할 방침이다. LG전자는 HVAC(친환경 냉난방공조) 솔루션을 통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LG화학은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로 양극재를 생산하는 식이다.

LG 관계자는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실질적인 탄소중립 성과를 만들고, 기후변화 위기를 체계적으로 대응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LG는 자연 생태계를 복원하는 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최근 LG상록재단이 운영하는 경기 광주시 곤지암의 생태수목원 화담숲 인근 정광산에 ‘토종 꿀벌’ 서식지를 만들었다.

꿀벌은 작물 생산 등 생태계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토종 꿀벌은 꿀벌 전염병인 낭충봉아부패병으로 인해 약 98%가 사라지며 멸종 위기에 처했다고 한다.

LG는 토종 꿀벌인 ‘한라 토종벌’ 100만 마리를 시작으로 2027년까지 개체 수를 매년 2배 이상 증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꿀벌 서식지 인근 화담숲은 꿀을 품은 나무를 뜻하는 밀원수(꿀샘 나무)와 꽃 등 밀원 식물 자원이 풍부해 꿀벌의 개체 수가 증가해도 안정적으로 먹이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 LG는 밀원 식물 수를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대한민국 토종벌 명인 1호 김대립 명인과 국내 대표 양봉 사회적 기업인 비컴프렌즈와 협업해 토종 꿀벌 보호 활동도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