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설립 38년만에 ‘울산시대’ 여는 울산대 의과대학

입력 : 2025-12-18 13:26:01
수정 : 2025-12-18 13:26:00
폰트 크게 폰트 작게
의학교육 지역으로 환원

내년 신학기 울산대 의과대학이 설립 38년만에 서울아산병원이 아닌 울산 본교를 중심으로 한 교육체제를 완성하며 ‘울산시대’를 연다. 서울에 집중돼 있던 의학교육 구조가 지역으로 환원되는 상징적인 사례다. 

 

18일 울산시와 울산대에 따르면 최근 울산 동구 울산대병원 인근 아산의학관에 해부학 실습실을 포함한 핵심 기초의학 실습 공간이 설치됐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의대 예과와 본과 상당수 과정의 이론수업, 기초 실습이 울산에서 이뤄진다. 의대 교수 연구 공간과 연수 시설도 내년 2월까지 울산 남구 울산대 본교에 추가로 조성돼 의대 교육 및 연구 기반이 울산에 자리 잡게 된다.

울산대 전경. 울산대 제공

울산대 의대는 예과 1학년부터 본과 1학년까지의 이론 교육과 기초 실습을 울산에서 실시하고, 본과 2학년 이후 임상 실습은 울산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 강릉아산병원 등에서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울산대 의대는 1988년 울산에 설립됐다. 하지만 울산지역 교육·임상 인프라 부족으로 그동안 서울아산병원을 중심으로 의대 교육을 진행해 왔다. 학생들은 기초 이론 수업을 주로하는 예과 1년을 제외한 나머지 수업을 서울에서 받으면서 ‘울산에 없는 울산대 의대’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역에서도 의료 인력 부족, 의료서비스 질 저하의 원인으로 의대 교육의 서울 집중을 지목해 왔다.

 

이번 울산 본교 교육체제 변화의 전환점은 2021년이었다. 교육부가 울산에 없는 울산대 의대 문제를 바로 잡도록 권고하면서다. 울산대 측은 의대 기능을 울산으로 되돌리기 위한 단계별 이행 계획을 마련했다. 이에 2023년 울산 동구 옛 한마음회관을 교육공간으로 확보해 리모델링에 나섰다. 지난 3월 아산의학관이 문을 열면서 계획이 가시화됐다.

 

울산시는 이번 교육체제 환원이 지역 의료 수준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의대 교육과 수련이 지역에서 이뤄지면서 자연스럽게 의료 인력의 수도권 유출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울산에서 배운 인재가 다시 울산 의료에 기여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지역 의료의 질적 도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은 의료 인프라가 취약한 곳이다. 2021년 기준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2.4명으로 전국 평균(3.1명)을 크게 밑돌고, 전문의 비중도 전국 하위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