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 S26 시리즈에 탑재될 차세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600’을 공개하며 스마트폰 두뇌 경쟁에서 다시 한번 승부수를 띄웠다.
삼성전자는 19일 자사 홈페이지에 엑시노스 2600의 세부 사항을 소개했다.
엑시노스 2600은 삼성전자가 설계부터 제조까지 직접 주도한 차세대 모바일 칩으로, 스마트폰용 AP 가운데 세계 최초로 2나노(㎚·10억분의 1m)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을 적용한 제품이다.
2나노는 반도체 회로의 선폭을 극도로 줄인 초미세 공정으로, 같은 크기 안에 더 많은 기능을 담을 수 있어 성능과 전력 효율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 여기서 GAA 공정은 회로를 사방에서 감싸는 구조로, 전류 흐름을 정밀하게 제어해 불필요한 전력 낭비와 발열을 줄이고 처리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
엑시노스 2600의 핵심 변화 중 하나는 인공지능(AI) 성능 강화다. 강력한 신경망처리장치(NPU)를 탑재해 전작인 엑시노스 2500 대비 생성형 AI 성능이 113% 향상됐다. 또 최신 암(Arm) 아키텍처 기반의 데카 코어(코어 수 10개)로 중앙처리장치(CPU) 연산 성능이 전작(엑시노스 2500)보다 최대 39% 높아졌다.
사진 편집, 음성 인식, 실시간 번역과 같은 AI 기능을 스마트폰 내부에서 직접 처리하는 온디바이스(기기 내장형) AI를 지원한다. 이는 서버와의 통신에 의존하지 않아 응답 속도가 빠르고, 정보 유출을 방지할 수 있다.
그래픽과 게임 성능도 개선됐다. 고해상도 화면과 복잡한 효과를 사용하는 모바일 게임 환경에서도 화면 끊김을 줄이고, 장시간 사용 시 발생하는 발열을 억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게임 경험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인 발열의 경우 모바일 SoC(시스템 온 칩) 최초로 ‘히트 패스 블록(HPB)’을 도입해 열 저항을 최대 16% 감소시켰다.
카메라 기능도 주요 개선점으로 꼽힌다. 엑시노스 2600은 초고해상도 이미지 센서를 지원하고, 촬영 순간에 장면과 피사체를 인식해 자동으로 보정하는 AI 기반 이미지 처리 기술을 강화했다. 또 어두운 환경이나 움직임이 많은 상황에서 보다 선명하고 안정적인 사진과 영상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번 엑시노스 2600 공개는 삼성전자 사업 전반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삼성은 그동안 플래그십 스마트폰에서 외부 칩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을 받았는데, 자체 AP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부품 수급과 원가 구조를 보다 유연하게 가져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삼성 파운드리(수탁 반도체 제조)의 초미세 공정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의미도 더해진다. 업계에서 처음으로 2나노 GAA 공정으로 대량 양산에 성공하면서 파운드리 ‘절대 강자’인 TSMC를 추격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마트폰 AP 시장의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삼성은 현재 시장을 주도하는 퀄컴, 미디어텍과 달리 AP와 스마트폰을 함께 만든다. AP 설계 단계부터 자사 스마트폰에서 구현할 AI 기능의 전력 효율을 최적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엑시노스 2600이 내년 초 공개될 삼성전자의 갤럭시 S26 시리즈를 통해 안정적인 퍼포먼스를 입증하면 AP에서 갤럭시 폰으로 이어지는 삼성의 밸류체인이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