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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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사관학교 지원 줄고 자퇴는 늘었다…장교 수급 빨간불

입력 : 2025-12-21 11:16:02
수정 : 2025-12-21 11:4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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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도 모집 하락세…육사·공사 자퇴 인원 급증
“낮은 처우·위상 등이 원인…근본 해법 찾아야”
육군사관학교 80기 임관장교들이 26일 육사 화랑연병장에서 열린 졸업 및 임관식에서 학교의 응원구호를 외치고 있다. 육군 제공

 

각 군의 사관학교에서 전반적으로 생도 모집 경쟁률이 하락하고, 재학 중 자발적으로 퇴교하는 인원이 늘면서 초급 장교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이 21일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 사관학교 임관 기수별 모집 경쟁률과 임관 현황’ 자료에 따르면, 각 군 사관학교의 신입 생도 모집 경쟁률은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육군사관학교의 경우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임관한 77기부터 80기까지는 모집 당시 경쟁률이 30~40 대 1 수준을 유지했으나, 올해 임관한 81기는 26.2 대 1로 크게 떨어졌다.

 

공군사관학교 역시 지난해 임관한 72기 모집 경쟁률은 48.7 대 1이었지만, 올해 임관한 73기는 22.9 대 1로 사실상 반토막 났다.

 

육군3사관학교는 그동안 매년 4~6 대 1 수준의 경쟁률을 유지해 왔으나, 올해는 3.6 대 1에 그쳤다.

 

생도들의 자퇴도 크게 늘었다.

 

육군사관학교에서는 2021년 임관한 77기에서 자퇴 인원이 11명에 불과했지만, 올해 임관한 81기에서는 77명이 학교를 떠난 것으로 집계됐다.

 

공군사관학교도 상황은 비슷하다. 정원이 205명이던 2021년 임관 기수에서는 7명이 자퇴했으나, 정원이 235명으로 늘어난 올해 임관 기수에서는 25명이 퇴교했다.

 

해군사관학교는 같은 기간 자퇴 인원이 매년 10여명 안팎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정원이 550명인 육군3사관학교의 자퇴 인원은 임관 연도 기준 2021년 11명에서 2022년 45명, 2023년 30명, 2024년 38명, 올해 57명으로 전반적인 증가 추세를 보였다.

 

유 의원은 생도 자퇴율이 높아진 원인으로 초급·중견 군 간부 처우가 병사보다 상대적으로 낮아진 구조, 업무 강도에 비해 보상이 충분하지 않은 복무 여건, 장교에 대한 사회적 위상과 인식 저하 등을 꼽았다.

 

특히 병사 처우가 빠르게 개선되는 과정에서 장교로 임관하는 순간 오히려 삶의 질과 보상이 역전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사관학교 지원과 임관 의지가 동시에 약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 의원은 “사관학교 경쟁률 하락과 생도들의 자발적 퇴교 증가는 단순한 교육기관 운영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 장교단의 질적·양적 붕괴와 전투력 약화 등으로 직결될 수 있는 중대한 안보 사안”이라며 “국방부는 사관학교에 입학한 생도들이 왜 중도에 떠나는지, 직업적 측면에서 장교의 미래와 비전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근본적인 해법을 제시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