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세계 최강 안세영 …넘볼 상대가 없다

입력 : 2025-12-21 21:16:30
수정 : 2025-12-21 22:34:23
폰트 크게 폰트 작게
왕중왕전 ‘시즌 최다승 타이’

단일 시즌 역대 최다 11승 기록
상금 100만달러 최초로 돌파
77경기 중 73승… 승률 94.81%

男 서승재·김원호 조도 11승 위업
모든 복식 종목 통틀어 최고 성적

안세영(삼성생명)이 시즌 11승으로 최다승 타이기록을 세우며 세계 배드민턴 역사에 새 이정표를 남겼다. 남자 복식 최강자 서승재와 김원호(이상 삼성생명)도 안세영과 함께 시즌 11승 고지를 함께 밟으며 새 역사에 동참했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21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스 2025 여자 단식 결승에서 중국 왕즈이(2위)를 1시간 36분의 접전 끝에 2-1(21-13 18-21 21-10)로 꺾고 승리하며 대회 정상에 올랐다.

 

월드투어 파이널스는 이번 시즌 최강자 8명만이 출전해 우승자를 가리는 ‘왕중왕전’ 성격의 대회다. 이 대회 전까지 올해 10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여자 단식 선수로는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세웠던 안세영은 이제 시즌 11번째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2019년 남자 단식 선수 모모타 겐토(일본)가 세웠던 한 시즌 최다승 기록과 동률을 이뤘다.

 

안세영이 올 시즌 거둔 성과는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안세영은 올 시즌 77경기에서 73승을 거둬 승률 94.81%로 2011년 린단(중국)의 종전 최고 승률 기록 92.75%(64승5패)를 뛰어넘어 단일 시즌 역대 최고 승률을 기록했다. 상금 기록에서도 역사를 썼다. 안세영은 이번 우승으로 단일 시즌 상금 100만달러(약 14억8100만원)를 돌파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대회 전까지 올 시즌 76만3175달러를 벌었던 안세영은 이번 대회 우승 상금 24만달러를 추가해 100만달러를 넘겼다. 상금 2위 위 왕즈이(50만5465달러)와 격차는 크게 벌어졌다.

안세영이 21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BWF 월드투어 파이널스 2025 여자 단식 결승에서 우승을 차지해 시즌 11승을 달성한 뒤 양 손가락으로 숫자 11을 만들어 보이며 기뻐하고 있다. 항저우=AFP연합뉴스

안세영의 끈기와 저력이 빛나는 결승전이었다. 첫 게임 손쉽게 흐름을 가져오며 우승을 향해 순항하는 듯했던 안세영은 2게임에서 안세영은 왕즈이와 이날 가장 길었던 74회나 셔틀콕을 주고받는 극한의 랠리를 벌이는 등 치열한 승부를 펼쳤지만 3점 차로 경기를 내줬다. 벼랑 끝 승부에서 안세영 특유의 저력이 살아났다. 안세영은 3게임 8-6으로 앞선 상황에서 7점을 연속으로 쓸어 담으며 승기를 잡았고 왼쪽 햄스트링(허벅지 근육통)이 올라온 듯 절뚝거리면서도 기어코 왕즈이를 꺾었다. 승리가 확정되자 안세영은 관중을 향해 양손 손가락 한 개씩을 펴 보이는 ‘11승’ 달성 세리머니를 하며 활짝 웃었다. 이번 우승으로 안세영은 왕즈이를 상대로 올 시즌 8전 전승 포함 16승4패의 절대 우위를 점했다.

 

안세영은 “마지막에는 다리가 땅에 닿을 때마다 아팠는데 끝까지 버텼다”면서 “지금 심정은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좋은 기록을 써 내려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아시안게임이나 세계선수권 등 메이저 대회 석권과 한 해에 4개의 슈퍼 1000 시리즈 대회를 석권하는 ‘슈퍼 1000 슬램’도 달성하고 싶다”며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음을 밝혔다.

 

올해 남자복식에서 10차례 우승을 차지하며 절대 강자로 자리잡았던 서승재-김원호 조도 이날 열린 결승에서 중국의 랑웨이컹-왕창 조를 2-0(21-18 21-14)로 물리치고 11승이라는 대업을 완성했다. 남자, 여자, 혼합을 통틀어 복식에서 한 시즌 10승을 거둔 것은 이전까지는 2022년 중국의 정쓰웨이-황야총 조가 유일했다. 서승재의 경우 김원호와 짝을 이루기 전인 올해 초 진용(요넥스)과 함께 한 BWF 월드투어 슈퍼 300 태국 마스터스에서의 우승까지 포함하면 모모타를 넘어서 12승 고지를 밟아 개인 최다승 기록을 쓰게 됐다. 이렇게 서승재와 김원호는 박주봉-김문수, 김동문-하태권, 이용대-정재성의 뒤를 이을 ‘황금 콤비’로 떠올랐다.

 

여자 복식 이소희-백하나(이상 인천국제공항) 조는 결승에서 일본의 후쿠시마 유키-마쓰모토 마유 조를 2-0(21-17 21-11)으로 완파하며 이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2연패는 1998년과 1999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던 혼합복식 김동문-나경민 조 이후 한국 선수로는 26년 만에 나온 역대 두 번째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