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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통합병동’ 병원 수도권에 절반… 의성·보성 0곳

입력 : 2025-12-22 18:41:51
수정 : 2025-12-22 18:4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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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3곳·세종 2곳 운영 그쳐
간호 인력난에 지역 격차 심각
“지방 중소병원 지원 확대해야”

간병 부담을 덜기 위해 입원환자에게 보호자나 간병인 상주가 필요 없도록 하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실시하는 병원이 수도권에만 절반이 쏠려 지역별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지역의 경우 해당 서비스를 운영하는 병원이 아예 없는 곳도 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지역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역 중소병원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2일 보건복지부의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운영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운영하는 전국 781개 의료기관 중 경기 172개(22%), 서울 140개(18%), 인천 50개(6.4%) 등 수도권이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그러나 전북 20개(2.6%), 충남 18개(2.3%), 충북 18개(2.3%), 강원 16개(2%) 등의 지역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운영하는 병원이 현저히 적었다. 제주는 3개(0.3%), 세종은 2개(0.2%)뿐이다. 특히 인구 약 4만명의 전남 보성, 3만5000여명의 장흥, 5만여명의 경북 의성군 등의 중소도시에서는 해당 서비스를 하는 병원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병원 내 간호인력이 24시간 간호를 비롯해 간병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제도다. 입원환자들의 간병 부담을 덜기 위해 2016년 도입된 뒤 현재까지 시업사업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이처럼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지역 소외 현상이 나타나는 건 지역 병원의 열악한 인력 구조와 지원 체계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간호인력 배치 기준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은 입원환자 7명당 간호사 1명 이상을 두어야 하며, 종합병원은 입원환자 12명당 간호사 1명 이상을 배치해야 한다. 일반 병원은 입원환자 16명당 간호사 1명 이상으로, 병원 규모가 작을수록 간호인력이 많은 환자를 돌봐야 하는 상황에 놓이는 구조다. 또 지역 병원의 경우 열악한 근무 여건과 처우로 간호인력 채용난에 시달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운영할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대한간호협회(간협) 관계자는 “수도권·대형병원 중심의 인력 수급과 수가 체계 등 현행 제도가 지역 중소병원의 열악한 경영 환경과 행정적 한계를 반영하지 못해 발생한 구조적 결과”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의료 취약지를 선정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에 환자별 입원 1일당 2000∼3000원의 가산 금액을 입원료에 포함해 지원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간협 관계자는 “지원 병원을 늘리기 위해서는 의료 취약지를 확대해야 한다”며 “지원금도 더 올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복지부는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 공모를 통해 시·군·구 85곳의 155개 의료기관을 이날 추가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