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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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만원 받고 12세 소년이 청부살인…엉뚱한 사람 쐈다

입력 : 2025-12-22 17:54:22
수정 : 2025-12-22 18: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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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에서 암살 의뢰를 받은 12세 소년이 목표 인물이 아닌 엉뚱한 사람을 살해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밤 스웨덴 남부 말뫼 옥시에 지역 갈게바크스베겐 도로에서 벌어졌다. 한 21세 남성이 친구들과 차량으로 이동하던 중 뒷좌석에서 총격을 당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경찰은 수사 끝에 12세의 A군을 용의자로 특정해 지난 16일 신병을 확보했다. 조사 결과 A군은 차량에 타고 있던 다른 인물을 겨냥해 총을 쐈으나, 표적을 잘못 판단해 관계없는 피해자가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해당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계 없음. 픽사베이

A군은 이번 범행을 성공할 경우 25만스웨덴크로나(약 3990만원)의 대가를 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번 사건 이전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여러 건의 살인 의뢰를 받았던 정황이 포착됐다. 현지 언론은 A군이 스웨덴 총격 살인 사건 용의자 가운데 최연소 사례라고 전했다.

 

A군은 형사 책임을 묻기 어려운 촉법소년에 해당해 현재 사회 보호시설에 수용돼 있다. 다만 사건을 담당한 캐롤라인 칼퀴스트 검사는 “범행의 잔혹성과 사회적 파장을 고려할 때 예외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며 기소 절차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소년의 성장 배경도 함께 조명되고 있다. A군은 어린 시절 부모의 폭력과 학대를 겪어 7세부터 할머니와 함께 살아왔으며, 양육 환경 문제로 복지 당국의 조사를 여러 차례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웨덴에서는 청소년 총기 범죄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2022년 한 해 동안 15~20세 청소년 73명이 총기 살인 또는 살인미수 혐의로 수사를 받았는데, 이는 10년 전과 비교해 7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수사를 지휘한 말뫼 경찰 수사 책임자 라셈 체빌은 “범죄자들의 연령대가 눈에 띄게 낮아지고 있다”며 “범죄 조직이 메신저 앱 등 SNS를 통해 아이들을 손쉽게 포섭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전문가들 역시 미성년자가 경찰의 처벌을 피하기 쉽다는 점을 노린 조직 범죄의 전략이 청소년을 사실상 ‘소년병’처럼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