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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엑스’ 품고 마이스시장 가세… 글로벌 컨벤션 도시로 [지방기획]

입력 : 2025-12-25 06:00:00
수정 : 2025-12-24 19:2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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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장동력 육성 속도내는 포항

미군 부지에 6만여㎡ 규모 2027년 완공
철강·이차전지·수소 산업생태계 무기
산·기·연 바탕 글로벌 교류 플랫폼 도약

세계 최대 지방정부회의 유치도 확정
상권 활성화·일자리 창출 효과 기대감

경북 포항시가 마이스(MICE) 산업을 신성장동력의 일환으로 전략적으로 육성하며 글로벌 마이스 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포항은 철강 산업을 중심으로 국가 경제를 꾸준히 견인하고 있지만 탄소중립·디지털 전환·공급망 재편 등 급변하는 글로벌 산업 환경으로 인해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다. 기존 제조업만으로는 도시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려워짐에 따라, 포항은 글로벌 교류와 고부가가치 지식·기술 기반 산업에서 도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마이스 산업에 주목했다.

경북 포항시가 국제기구인 글로벌 녹색성장기구(GGGI) 뉴 프런티어 그룹(NFG)에 가입했다. 지난 2일 서울 GGGI본부에서 열린 NFG 가입 증서 전달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포항시 제공

마이스는 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로 구성된 비즈니스 이벤트 산업으로, 단순한 전시·행사를 넘어 산업과 첨단 기술, 글로벌 네트워크가 융합되는 플랫폼 역할을 한다. 이러한 특성으로 도시의 성장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평가된다.

◆산·기·연 집결해 마이스 산업의 최적지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시는 2027년 개관 예정인 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POEX·포엑스)를 마이스 허브이자 새로운 도시 전략의 중심축으로 삼을 계획이다. 포엑스는 북구 장성동 옛 미군기지 ‘캠프 리비’ 부지에 지하 1층∼지상 5층, 총 연면적 6만3818㎡에 전시장과 컨벤션홀 등을 갖춘 1단계를 우선 조성한다. 시는 포엑스를 단순한 전시장이나 회의장이 아니라 세계와 포항을 연결하는 ‘미래 교류의 플랫폼’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또한 포엑스 1단계 개관에 이어 비슷한 규모의 2단계 확장을 도시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핵심 사업으로 적극 추진하고 있다.

포엑스 개관 초기에는 운영 안정화 및 지역 기반 행사 정착이 우선 과제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마이스 산업 생태계 확장을 위해 국내외 대형 산업전시회와 국제포럼·회의 등을 수용할 필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포엑스 확장을 도시 산업 구조와 전략에 필수 과제로 판단하고, 확장 시점은 도시 성장 속도에 맞춰 합리적으로 결정하되, 지속적인 소통과 협의 등 공감대를 넓혀가면서 흔들림 없이 준비해 나갈 계획이다.

경북 포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포엑스) 조감도. 포항시 제공

무엇보다 포항은 전략산업과 첨단 기술, 우수한 연구시설이 집적돼 마이스 산업이 성장할 최적의 입지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먼저 철강을 비롯해 이차전지·수소·바이오 등 국가전략산업이 집적돼 있다. 여기에 포스텍, 한동대,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아태이론물리센터 등 수준 높은 대학과 연구기관이 결합해 첨단 기술·산업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포엑스를 거점으로 한 글로벌 산업전시회, 학회 개최 등을 통해 도시의 산업 현장·연구소·대학이 세계와의 교류를 확대하고, 포항의 기술·산업 역량 강화에 탄력을 더할 전망이다.

포항시는 마이스 산업 육성을 통해 지역 상권 활성화와 청년·여성 선호 일자리 창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는 지역 대학과 협력해 마이스 실무 인재 양성 교육을 이미 진행하고 있다. 향후 마이스 행사 운영, 통역, 기획 등 전문 분야에서 일자리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마이스 산업과 연계된 숙박·외식·교통 등 서비스업 전반의 역량 강화 계기로 삼아 지역 상권의 서비스 품질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지역 기업의 외부 기술·바이어 접점 확대, 청년 정착 유인 강화 등 도시 경제가 교류 중심의 선순환 구조로 재편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회의 유치 등 포항의 마이스 경쟁력

포항시는 최근 국제회의의 성공적인 유치 및 개최를 통해 글로벌 마이스 도시로서의 역량을 입증하고 있다. 먼저 지난 5월 자체 개발한 시그니처 국제회의인 세계녹색성장포럼(WGGF)에서 기후위기와 녹색성장 등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을 논의했다. 요코하마, 톈진 등 주요 도시 참가자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지방정부 간 협력체계를 논의했으며, 시민 주도의 ‘타운홀 COP’와 전 세계 13개국 76개팀이 참가한 청년 기후 해커톤은 새로운 기후 거버넌스 모델로 주목받았다.

포항시는 WGGF를 세계 경제를 논의하는 ‘다보스 포럼’과 같이 기후위기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아우르는 녹색성장 분야의 대표 국제회의로 육성하고, 글로벌 의제를 선도하는 도시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기후 중심 마이스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녹색산업과 마이스 산업을 결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도 조성할 계획이다.

올 7월에는 지자체 최초로 유엔 기후변화 글로벌혁신허브 시스테믹 혁신 워크숍(UGIH S.I.W)을 개최했다. 특히, 포엑스 개관 후 첫 국제행사로 세계 최대 지방정부회의인 ‘지속가능성을 위한 세계지방정부협의회(ICLEI) 세계총회 2027’ 유치를 확정지었다. ICLEI 세계총회는 전 세계 100여개국 지방정부와 국제기구, 학계 등 1000여명이 참여한다. 포항이 녹색도시 및 글로벌 마이스 허브로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현 포항시 관광컨벤션도시추진본부장은 “포엑스를 기반으로 한 마이스 산업은 포항의 도시 브랜드를 전 세계에 소개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철강업 등 제조산업 도시를 넘어 글로벌 마이스 허브도시로 도약할 기반을 착실히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송남운 포엑스 초대 대표이사 “숙박·관광까지 경제시너지  포항 경제의 중심축 될 것”

 

“포엑스를 중심으로 포항의 강점인 철강, 이차전지 등 특화 산업과 우수한 연구 인프라를 결합해 마이스 산업을 활성화하겠습니다.”

송남운(사진) (재)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POEX·포엑스) 대표이사는 “포항이 가진 도시의 역량을 활용해 마이스 산업을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발전시키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포엑스 초대 대표이사로 올해 3월 취임한 송 대표는 ㈜킨텍스 경영본부 처장 출신으로 마케팅 전략과 브랜드 컨설팅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지역 특화 전시회 개발과 다국적 기업 행사 유치 등을 통해 마이스 산업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송 대표는 24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전시회와 국제회의를 통해 포항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이를 통해 숙박, 관광 등 다양한 분야로 이어져 포항 지역의 산업과 경제가 실질적으로 활성화되는 구조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포엑스가 포항의 성장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동시에 자립적인 전시장 운영 모델 또한 구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포항시와 (재)포엑스는 킨텍스, 수원컨벤션센터, 말레이시아 페낭워터프런트컨벤션센터(PWCC) 등 국내외 전시컨벤션센터와 국제기구·학술기관 등과도 협력 관계를 확대하고 있다. 전시·컨벤션 공동 개최 및 운영 노하우 공유 등을 위해서다. 포엑스 개관 예정인 2027년에는 국제적 협력 체계를 실질적으로 가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송 대표는 “다양한 국제 행사를 유치하면서도 포항의 산업, 관광, 연구 인프라 등을 자연스럽게 결합해 시너지를 일으킬 것”이라며 “마이스 시장에서 포항의 강점을 확고히 어필하는 한편 중장기적인 성장 전략 또한 빈틈없이 수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 대표는 “포엑스는 포항이 세계와 교류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기반 인프라이며, 포항 경제에 새 활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마이스 산업이 포항에 양질의 일자리 창출 및 도시 경쟁력 향상 등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오도록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