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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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종 면허’ 시험장에 여성들 줄 선 이유는

입력 : 2025-12-24 18:25:30
수정 : 2025-12-24 21: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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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종 자동면허 도입 1년

자동변속기 차량으로 실기시험
2만 1508명이 응시… 40% ‘쑥’
“진입 장벽 낮추고 선택 폭 넓혀”
남성 응시 증가율은 10% 안 돼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승합·화물차까지 운전할 수 있는 1종 자동면허(제1종 보통 자동변속기 조건부 운전면허) 시험이 도입된 지 1년여가 지난 가운데 여성의 1종 면허 응시가 4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시내의 한 운전면허시험장의 모습. 연합뉴스

23일 한국도로교통단의 ‘제1종 보통 자동변속기 조건부 면허 도입 후 효과분석 연구’ 보고서(연구기관 한국아이티에스학회)에 따르면 올해 1∼8월 여성 1종 면허 응시자는 2만9189명(수동 7681명·자동 2만1508명), 2종 면허는 19만5151명(수동 2929명·자동 19만2222명)으로 집계됐다. 이 비율이 유지된다고 가정할 때 올해 전체 여성 1종 면허 응시자는 4만3784명(수동 1만1522명·자동 3만2262명)으로 추산됐다. 1종 자동면허 도입 전인 2023년(3만1317명)과 비교해 39.8% 늘었단 것이다. 같은 기간 남성 1종 면허 응시자 수(24만2756명→26만2145명)는 8% 늘었을 뿐이다.

 

우리나라에 1종 자동면허가 정식 도입된 건 지난해 10월 말이다. 이전에는 사업용 면허인 1종의 경우 수동 차량으로만 시험을 칠 수 있었지만, 화물차 상당수가 자동변속기 모델로 출시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해 자동변속기 차량으로 시험을 보고 조건부로 1종 면허를 딸 수 있게 됐다. 1종 자동면허 도입이 여성의 ‘1종 면허 진입장벽’을 낮췄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구진은 “여성 응시자 증가폭은 1종 자동면허 도입이 여성의 1종 선택 가능성을 확장시키는 정책 효과를 입증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여전히 여성 중 2종 응시자 비율은 87% 수준으로 매우 높다. 남성은 54.2%로 1종(45.7%)과 10%포인트 안팎의 차를 보일 뿐이다. 1종 자동면허가 도입되면서 1종 면허 응시 수요가 역전하는 양상도 확인됐다. 2022·2023년에는 1종 면허 응시 비율이 29.1%에서 28.3%로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는데, 1종 자동면허가 도입된 2024년 29.9%로 늘고 올해 33.7%까지 상승했다. 반면 2종 면허의 경우 2023년 71.7%에서 올해 66.3%로 감소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