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서학개미 ‘국장’ 복귀 땐 주식 양도세 안 매긴다

입력 : 2025-12-24 17:01:51
수정 : 2025-12-24 20:31:01
폰트 크게 폰트 작게
정부 ‘외환 안정’ 세제지원 대책

해외주식 팔아 ‘복귀계좌’에 넣으면
시점에 따라 양도소득세 한시 감면
환헤지 상품 매입액 5% 추가 공제
환율 1440원대 ‘뚝’… 3년래 최대폭 ↓
대통령실도 “예의주시” 입장 밝혀

개인투자자가 보유한 해외주식을 팔고 국내주식에 투자하는 경우 정부가 양도소득세를 일정기간 감면해 준다. 원·달러 환율이 1480원을 넘나드는 상황에서 정부가 달러시장으로 빠져나간 투자금을 원화시장으로 유인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내놓은 것이다. 외환당국이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종합적인 정책 실행 능력을 곧 확인하게 될 것”이라는 강도 높은 발언까지 내놓으면서 원·달러 환율은 1440원대까지 떨어졌다.

2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전 거래일 보다 8.70 포인트(0.21%) 내린 4108.62 포인트를 나타내고 있다. 뉴시스

기획재정부는 24일 이 같은 내용의 ‘국내 투자·외환 안정 세제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기재부가 지난 18일 달러 유동성을 높이기 위한 ‘외환건전성 제도 탄력적 조정 방안’을 내놓은 데 이어 개인투자자와 기업을 대상으로 직접적인 세제 혜택까지 내놓은 것이다.

 

개인투자자가 23일까지 보유하고 있던 해외주식을 매각한 뒤 원화로 환전해 ‘국내시장 복귀계좌’(RIA)에 일정기간 투자할 경우 해외주식 양도소득세를 한시적으로 감면해 주는 것이 골자다. 감면혜택은 복귀시기가 빠를수록 높아진다. 내년 1분기에 복귀하면 100%, 2분기에는 80%, 하반기에는 50%로 비과세 혜택을 줄여나가는 식이다.

 

개인투자자의 선물환 매도(환헤지)에 대한 세제 지원도 마련한다. 주요 증권사가 ‘개인투자자용 선물환 매도 상품’을 출시하도록 지원하고, 23일까지 보유한 해외주식에 대해 환헤지를 실시하면 환헤지 상품 매입액의 5%를 해외주식 양도세 계산 시 추가 공제하는 방식이다. 사실상 해외주식을 매도하지 않으려는 개인투자자를 겨냥, 달러 유동성을 높이려는 취지다.

 

국내에 모회사를 둔 기업에는 해외 자회사의 배당금에 대한 ‘수입배당금 익금불산입률’을 기존의 95%에서 100%로 조정한다.

24일 서울 여의도 증권가 모습. 연합뉴스

이날 정부가 내놓은 지원방안 모두 해외에 묶인 달러자산을 원화시장으로 끌어오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외환당국은 “각 부처 및 기관별로 담당 조치를 발표한 것은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종합적인 정책 실행 능력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김남준 대변인도 “환율과 관련해선 대통령실 역시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고, 김용범 정책실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제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강도 높은 대응을 시사했다.

 

한·미 관세협상의 조건부로 내년부터 집행될 예정인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관련해선 연간 투자한도인 200억달러에 대해 “그것보다 훨씬 적은 금액이 투자될 것”이라고 기재부 관계자가 언급했다. 집행 첫해인 내년에 200억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투자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외화가 일시에 지급되는 데 따른 환율불안 가능성을 잠재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날 1484.9원에 개장한 원·달러 환율은 구두개입 직후 1460원대 초반까지 급락했다가 1449.8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이날 하락 폭(33.8원)은 2022년 11월11일(59.1원) 이후 3년1개월 만에 가장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