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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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법원, ‘反푸틴’ 좌파 지도자에 징역 6년 선고

입력 : 2025-12-26 09:16:41
수정 : 2025-12-26 09: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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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선동 혐의 기소된 세르게이 우달초프
부인 우크라 출신이지만 러·우 전쟁은 지지

폭력과 국가 전복을 선동한 혐의로 구속된 러시아 좌파 지도자 세르게이 우달초프(48)가 법원에서 징역 6년 실형을 선고받았다. 우달초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은 지지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는 매우 비판적인 노선을 취해 왔다.

 

25일(현지시간) dpa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법원은 이날 “우달초프가 테러를 정당화했다”는 검찰 공소사실을 대부분 받아들여 그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이는 앞서 검찰이 우달초프에게 구형한 7년의 징역형보다는 줄어든 것이다. 검찰은 우달초프가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에 의해 ‘테러리스트’로 규정된 이들을 지지하는 내용의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점을 문제로 삼았다. 해당 테러리스트들은 우달초프보다 먼저 재판에 넘겨져 16년부터 22년까지 무거운 징역형을 선고받은 상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반대하는 좌파 지도자 세르게이 우달초프. 사진은 지난 4월 테러 선동 혐의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출석한 모습이다. AP연합

최후 진술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죽을 때까지 무기한 단식 투쟁을 할 것”이라고 말한 우달초프는 선고 결과에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부끄러운 판결”이라며 “이 결정을 내리는 데 관여한 모든 사람들은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우달초프는 푸틴에 비판적인 러시아 야권 단체 ‘좌파 전선’을 이끄는 지도자다. 그는 2011년 12월 총선과 2012년 3월 대선을 전후한 시기에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주도했다가 체포돼 4년 6개월 동안 교도소에서 복역하고 2017년 8월 석방됐다.

 

우달초프가 맹렬한 반푸틴 운동에 나선 2012년 3월 대선은 푸틴 독재 체제의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2000년 처음 대통령에 취임한 푸틴은 2004년 재선에 성공했다. 3연임을 금지한 당시 러시아 헌법에 따라 푸틴은 2008년 일단 물러났다. 핵심 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총리가 대통령을 지내는 동안 푸틴은 총리로 내려앉았다. 그리고 2012년 3월 메드베데프에게 4년간 ‘맡긴’ 대통령직을 도로 찾자마자 헌법부터 싹 고치고 끝이 안 보이는 장기 집권에 돌입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크레믈궁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타스연합

우달초프의 부인은 러시아 공산당 소속의 하원(두마) 의원인 아나스타샤 우달초바(47)다. 우달초바 의원은 우크라이나가 아직 소련의 일부이던 1978년 우크라이나에서 태어나 우크라이나 공산당 당원으로 활동하다가 1998년 러시아로 이주해 러시아 국적을 취득했다. 부인이 우크라이나 출신이란 점과 무관하게 우달초프는 2014년 러시아의 크름(크림)반도 병합 그리고 2022년부터 4년 가까이 진행 중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적극 지지하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