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영희가 가족의 채무 문제로 고통을 겪었던 과거와 그 시간을 견딘 경험을 청년들과 공유했다.
김영희는 지난 25일 방송된 KBS 2TV ‘말자쇼’ 2회 ‘청춘·청년’ 특집에서 “요즘 청년들이 많이 힘들다. 나도 청년 때 지독하게 힘들어봤고, 완전히 무너져 본 적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내 직업 선에서 악착같이 살았고 높은 곳에 올라섰다고 생각했는데, 가까운 가족 문제로 한순간에 떨어졌다”고 고백했다.
앞서 김영희는 2018년 불거진 아버지의 채무 불이행 논란으로 인해 한동안 활동을 중단한 바 있다. 이후 피해자들과 합의를 마치고 방송에 복귀했지만, 그는 오랜 시간 심리적 고통에 시달렸다고 털어놨다.
김영희는 당시에 대해 “똥밭을 걷기 시작했다”고 표현했다. 그는 “내가 가장이었기 때문에 멈출 수가 없었다. 위를 보지 말고 앞으로만 가자고 생각했는데, 걷는 걸음마다 다 똥밭이었다. 닦아내고 떨쳐내려고 할수록 더 묻는 기분이었다”고 회상했다.
김영희는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아서 ‘어떻게 하면 살지 않을 수 있을까’만 연구했다. 내가 이뤄놓은 것들을 너무 많이 잃었다고 느꼈다”며 극단적인 선택을 여러 차례 고민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온갖 핑계를 대면서 끝까지 하지 않는 걸 보니, 나는 누구보다 살고 싶은 사람이구나 싶더라”고 말했다.
김영희는 그 이후에도 상황이 갑자기 나아진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게 계속 버티다 만난 것이 지금의 ‘말자 할매’ 캐릭터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땐 분명 똥이라고 느꼈는데, 똥이야말로 천연 거름 아니냐”며 “제자리에서라도 계속 걸으니까 그 땅이 비옥해졌다. 나는 그 시간이 말자 할매로 성장할 수 있는 배경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영희는 “인생이 제자리걸음 같다”며 그만 노력하고 싶다는 한 청년의 사연에 “제자리여도 괜찮다 ‘힘내’라는 말은 무책임할 수 있어서 해주고 싶지 않다. 힘은 각자 내는 것”이라면서 “계속 걷길 바란다. 변하는 게 없어 보여도 땅속 깊은 곳부터 변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2008년 OBS 1기 코미디언으로 데뷔해 KBS 공채 25기로 이름을 알린 김영희는 최근 ‘소통왕 말자 할매’ 캐릭터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지난 20일 열린 ‘2025 KBS 연예대상’에서는 대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