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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4㎝ 안 크는 아이, 성장호르몬 치료 고려를”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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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상 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사춘기 전까지 4∼6㎝ 성장이 일반적
빈혈·갑상선 기능 이상 등 확인 필요
조기 치료·적정 용량 유지 때 효과적
성조숙증 주사와 병행 치료 할 수도

단기간 주사로 해결될 문제는 아냐
수면·식사 등 생활습관 점검이 우선

겨울방학은 아이의 성장에 대한 걱정이 커지는 시기다. 생활 리듬이 흐트러지고 운동량이 줄어들면서 ‘성장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불안이 고개를 든다. 이 같은 부모들의 불안감은 2020년 89만5000여건이던 성장호르몬 주사 처방이 지난해 162만여건으로 81% 뛰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배경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한소아내분비학회 교육이사인 이해상 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28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성장은 단기간의 주사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성장호르몬 치료는 성장 속도, 골연령, 내분비 호르몬 검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결정해야 한다”며 “그 전에 기본 생활습관 점검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사진=게티이미지뱅크

ㅡ성장클리닉을 찾는 부모들이 많아졌다.

“우리 사회 전반에 큰 키를 선호하는 문화로 인해 성장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단순히 키가 작다는 이유만으로 치료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치료는 성장호르몬 결핍증, 따라잡기 성장이 이루어지지 않은 부당경량아, 터너증후군 등 명확한 의학적 적응증이 있는 경우에 시행된다. 치료 효과는 어릴 때 시작할수록, 치료 기간이 충분할수록, 그리고 적절한 용량을 꾸준히 유지할수록 더 좋다.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ㅡ성장호르몬 치료는 어떤 아이들에게 필요한가.

“의학적으로 저신장은 동일 연령, 동일 성별을 기준으로 했을 때 키가 3백분위수 미만인 경우로 정의할 수 있다. 또래 아이들과 함께 지내다 보면 개월 수 차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키가 작아 보일 수 있지만, 이 경우 단순한 인상만으로 판단하기보다는 실제로 키를 측정해 표준 성장도표와 비교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하나 중요한 기준은 성장 속도다. 일반적으로 만 3세 이후부터 사춘기 전까지는 1년에 약 4~6㎝ 정도 자라는 것이 정상적인데, 1년에 4㎝ 미만으로 성장한다면 전문의의 정확한 평가가 필요하다.”

 

ㅡ검사 방법은.

“저신장은 매우 다양한 원인에 의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저신장이 의심될 경우에는 왜 성장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지에 대한 원인 평가가 필요하다. 혈액 검사를 통해 빈혈, 신장 기능 이상, 갑상선 기능 이상 등 전신 질환이 있는지 확인하고, 성장호르몬 분비 상태를 평가하기 위해 성장호르몬 자극 검사를 시행한다. 이 검사는 두 가지 이상의 약제를 사용해 성장호르몬 분비를 자극한 뒤 수치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여아의 경우에는 필요에 따라 터너증후군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염색체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ㅡ성조숙증 주사와 병행하는 경우도 많다.

“성조숙증 주사는 사춘기 진행을 늦추는 치료다. 그런데 일부 아이들에서는 사춘기를 억제하는 과정에서 성장 속도가 과도하게 감소하는 경우가 나타날 수 있다. 이런 경우 성장호르몬 치료를 병행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아주대병원에서 시행한 연구에 따르면, 성조숙증 치료와 성장호르몬 병행 치료를 시행했을 때 초기 예측 키보다 평균 약 9㎝ 더 성장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모든 성조숙증 환자에게 성장호르몬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며, 성조숙증 치료 중 성장 속도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에 한해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대한소아내분비학회 홍보이사인 이해상 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성장기 어린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아주대병원 제공

ㅡ부작용은 없나.

“성장호르몬 치료는 전반적으로 매우 안전한 치료로 평가되고 있다. 임상에서 관찰되는 부작용은 대부분 경미하며, 치료 초기에 일시적인 두통이나 부종이 나타날 수 있고, 일부에서는 혈당 수치 상승이나 갑상선 기능 저하가 관찰되기도 한다. 드물게는 대퇴골두 골단 분리증이 보고되며, 매우 예외적인 경우로 두개내압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부작용은 주로 치료 초기 단계에서 관찰되며, 발생 빈도는 전체 환자의 약 1~3%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적인 대규모 연구에서도 장기 사용에 따른 심각한 부작용은 매우 낮은 수준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소아내분비 전문의의 정기적인 모니터링하에 치료를 시행할 경우 안전성이 충분히 확보된 치료라고 할 수 있다.”

ㅡ성장호르몬 치료는 비용 부담도 적지 않다.

“현재 성장호르몬 치료는 성장호르몬 결핍증, 따라잡기 성장이 이루어지지 않은 부당경량아(만 4세 이상), 터너증후군, 누난증후군, 프라더-윌리 증후군 등에서 건강보험 적용을 받고 있다. 다만 보험 기준상 남아는 165㎝, 여아는 153㎝까지로 제한돼 있어, 성장이 완전히 종료되기 전이라도 해당 기준을 넘으면 보험 적용이 중단되는 경우가 있다. 성장호르몬 치료가 꼭 필요한 질환의 경우에는 성장 종료 시점까지 보험 적용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ㅡ‘키 크는 약’ ‘성장 보조제’도 인기다. 효과와 위험성은.

“키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성장 보조제나 건강기능식품에 의존하는 경향도 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러한 제품들이 키를 유의미하게 증가시킨다는 의학적 근거는 매우 제한적이다. 오히려 필요 이상으로 영양제를 복용할 경우 부작용의 위험이 커질 수 있다.”

ㅡ성장호르몬 주사를 고민하는 부모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성장은 단기간의 주사나 특정 보조제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꼭 강조하고 싶다. 성장호르몬 치료 역시 필요한 경우에 한해 의학적으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치료다. 키 성장은 약 70% 정도가 유전적 요인의 영향을 받지만, 나머지 30%는 수면, 식사, 운동과 같은 생활습관과 환경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올바른 생활습관이 성장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핵심 요소다. 치료를 고민하기에 앞서, 이러한 기본적인 요소들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먼저 점검해 보시기를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