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알고리즘이 신규 이용자에게 추천하는 영상의 5개 중 1개는 ‘AI 슬롭(slop)’으로 조사됐다. 슬롭은 조회수를 노리고 만든 저품질 AI 생성 콘텐츠를 말한다.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상 편집 기업 ‘캡윙(Kapwing)’이 전 세계 각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유튜브 채널 상위 100개씩 총 1만5000개를 분석한 결과 278개 채널이 전적으로 AI 슬롭만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들 AI 슬롭 채널은 합산 630억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며, 2억210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올리고 있는 연간 수익은 약 1억1700만달러(약 1690억원)로 추정된다.
유튜브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채널의 약 10%도 AI 슬롭으로 나타났다. 유튜브가 지난해 7월 AI 기반 자동·대량 생산 영상의 수익 창출을 제한하는 ‘비진정성 콘텐츠’ 단속을 도입했음에도 AI 슬롭은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AI 슬롭은 추천 알고리즘도 장악하고 있었다. 연구진이 새 유튜브 계정을 만들어 실험한 결과 처음 추천된 500개 영상 중 104개가 AI 슬롭이었다. 이와 비슷한 저품질·중독성 콘텐츠를 묶은 ‘브레인롯(brainrot)’ 범주에 해당하는 영상은 전체의 3분의 1에 달했다.
가디언은 “새로운 미디어 시대의 단면”이라며 “이 콘텐츠들은 맥락이 없고, 중독성을 노리며, 국경을 가리지 않고 퍼진다”고 지적했다.
AI 슬롭 증가는 비용을 거의 들이지 않고서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서다. AI 슬롭을 집중 취재해 온 언론인 맥스 리드는 “텔레그램, 왓츠앱, 디스코드, 각종 게시판에서 사람들이 조회수가 잘 나올 만한 쓰레기 콘텐츠를 어떻게 만드는지 정보를 공유하고, 그 방법을 가르치는 강좌를 팔고 있다”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