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 종로 1호점 개관 이후 3년 반 만에 135만명이 넘는 아이들이 찾은 서울형 키즈카페. 이제 서울의 180곳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진다. 만족도 97.9%, 재방문 희망도 98.1%라는 수치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다. 서울 시민들의 일상이 실제로 변화했다는 증거다.
서울형 키즈카페는 아동의 놀 권리와 양육자의 돌봄 욕구를 기반으로 탄생했다. 놀이가 신체·인지·정서·사회성 발달의 핵심이라는 아동발달학적 연구를 바탕으로, 서울시는 저출생 극복과 아동양육 친화 환경 조성을 위한 역점 사업으로 이 정책을 추진했다. 민간 키즈카페의 높은 이용료 부담을 낮추고, 경제적 여건과 관계없이 모든 아이가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는 공공 놀이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서울형’의 차별성은 분명하다. 3000~5000원의 합리적 이용료, 걸어서 10분 내 생활권 배치, 아동 1인당 7㎡ 공간 확보와 안전요원 상주, 돌봄전문 자격을 갖춘 인력의 놀이돌봄서비스까지 더해졌다. 이는 맞벌이 가정의 실질적 돌봄 수요에 응답하는 구조다.
서울형 키즈카페는 서울시 대표 ‘밀리언셀러’ 정책으로 자리 잡았다. 시립 8개소, 구립 109개소, 인증제 63개소 등 총 180개소가 운영 중이며, 주말이면 예약이 조기 마감될 정도로 이용 수요가 높다.
특히 학원과 사교육 중심의 성장기를 보낸 30~40대 부모 세대에게 호응이 크다. 현재 아이들이 누리는 놀이시간은 부모 세대의 20~30% 수준에 불과한 상황에서, 서울형 키즈카페는 아이들에게 자유롭게 뛰어놀 권리를 돌려주는 공간이자 부모에게는 놀이 방법을 배우는 배움의 장이 된다.
서울형 키즈카페는 획일적인 상업 키즈카페와 달리 정원, 클라이밍, 스포츠 등 다양한 테마로 차별화되며 진화하고 있다. 올해 9월부터는 공원과 광장 등 야외 공간을 활용한 ‘여기저기 서울형 키즈카페’도 시작돼, 가족들이 소풍 가듯 찾을 수 있는 놀이 공간으로 확장되고 있다.
서울형 키즈카페는 저출생 시대 공공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준다. 아이 키우기가 힘든 이유 중 하나가 경제적 부담과 양육 인프라 부족이라면, 그 빈틈을 공공이 나서서 메워야 한다. “마음껏 뛰어놀 공간만큼은 걱정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은 정책이다. 135만 번의 방문과 높은 만족도 수치 뒤에는 마음껏 뛰어노는 아이들의 웃음과, 그 모습을 바라보며 안도하는 부모들의 미소가 있다.
물론 앞으로 보완해야 할 과제도 있다. 0세부터 9세까지 폭넓은 연령대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발달단계별 특성을 더욱 세심하게 반영한 공간 구성과 시설 간 균일한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체계적인 관리와 인력 지원이 필요하다. 이런 과제들은 이미 이룬 성과 위에서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일 것이다.
목표인 400개소가 완성되면, 서울은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라는 말을 자신 있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걸어서 10분 거리에 안전하고 다양한 놀이공간이 있는 서울. 그곳에서 우리 아이들은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랄 것이라 굳게 믿는다.
김옥녀 숙명여대 정책대학원 사회복지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