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산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다연장로켓 천무에 탑재하는 유도미사일(CGR-080)을 폴란드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5조6000억원 규모다. 전략경제협력 대통령 특사로 ‘방산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 중인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측면지원’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9일(현지 시각) 폴란드 군비청과 사거리 80km급 천무 유도미사일(CGR-080)을 공급하는 5조 6000억 원 규모의 ‘3차 실행계약’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한화에어로스 페이스는 지난 9월 폴란드 최대방산업체인 WB그룹과 천무에 탑재할 유도미사일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맺었다. 이번 현지 생산 이행계약은 그 후속 조치다.
한화에어로는 2022년과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천무 플랫폼을 납품하는 계약을 폴란드와 체결했다. 유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천무’ 플랫폼에 이어 유도미사일 현지 생산까지 본격화된 것으로 폴란드 내 ‘K-방산 생태계’가 구축되는 셈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특히 이번 3차 실행계약은 유럽산 무기 우선 구매를 장려하는 ‘유럽 방산 블록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거둔 성과”라고 했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국가적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과 노력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K방산이 대한민국 안보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리는 계약식에는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도 참석한다. 청와대 대변인실은 29일 언론공지를 통해 강 실장이 지난 28일 MOU(업무협약) 계약식 참석차 폴란드로 출국했다고 밝혔다. 강 실장은 폴란드에서 1박3일 일정을 소화한 뒤 오는 30일 오후 귀국할 예정이다. 강 실장이 전략경제협력 대통령 특사로서 이번 수주를 측면 지원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 대변인실은 “이번 출장과 관련한 구체적인 성과는 추후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앞서 강 실장은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두 차례 출국해 방산 협력 관련 임무를 수행한 바 있다. 올 10월 강 실장은 전략경제협력 특사 자격으로 폴란드를 방문해 코시니악 카미슈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을 만나 현지 생산 계약이 연내에 이뤄지도록 당부한 바 있다. 이때 강 실장은 루마니아, 노르웨이 등 지상무기 구입사업을 진행중인 국가들을 방문했고, 11월에는 대통령의 중동·아프리카 순방을 앞두고 먼저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방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