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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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비위 의혹… 결국 물러난 김병기

입력 : 2025-12-30 18:05:28
수정 : 2025-12-30 21: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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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원내대표 취임 200일 만에 사퇴
“국민 눈높이 못 미치는 처신 있었다
李정부 걸림돌 안 돼”… 내달 11일 보선

166석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의 원내 전략을 총괄하는 김병기 원내대표가 자신과 가족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결국 사퇴했다. 취임 200일 만이다. 민주당은 내년 1월11일 새 원내대표를 뽑기로 했다. 집권여당 원내지도부가 이재명정부 출범 7개월여 만에 공백사태에 놓이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차기 원내대표 선거 결과 등에 따라 여당 세력개편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김 전 원내대표는 30일 국회에서 주재한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처신이 있었고 그 책임은 전적으로 제 부족함에 있다”며 “오늘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본인 의혹 관련해 사퇴 의사를 밝힌 뒤 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김 전 원내대표는 지난 6월13일부터 민주당 원내대표직을 수행해 이날이 200일째 되던 날이었다. 그의 사퇴에 따라 당헌 당규상 차기 원내지도부 구성 때까지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가 직무대행을 맡는다.

 

김 전 원내대표는 그동안 가족과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휩싸여 있었다. 대한항공에서 받은 호텔 숙박 초대권 이용 논란, 부인의 구의회 업무추진비 사적 사용 의혹, 보좌진을 통한 아들의 업무 해결 의혹 등 본인은 물론 가족을 둘러싼 의혹이 전방위적으로 쏟아지면서 사퇴 압박을 받았다.

 

커지는 의혹으로 국민의힘 등 야권으로부터 공세 빌미를 주는 등 정국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가 김 전 원내대표 사퇴 배경으로 분석된다. 김 전 원내대표는 자신을 둘러싼 논란이 청와대에 부담을 주는 것이 사퇴 결심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나의 의혹이 확대 증폭돼 사실처럼 소비되고 진실에 대한 관심보다 흥미와 공방의 소재로만 활용되는 현실을 인정하기 어려웠다”며 “시시비비를 분명히 가리고 진실을 끝까지 밝히는 길로 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제 거취와도 연결돼 있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주재한 원내대책회의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며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대국민 사과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이어 그는 “이 과정이 이재명정부 성공을 뒷받침할 민주당 원내대표로서 책무를 흐리게 해선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연일 계속되는 의혹 제기의 한복판에 서 있는 한 제가 민주당과 이재명정부의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당헌은 원내대표 궐위 시 1개월 이내에 의원총회에서 선출하며 해당 원내대표는 전임자 잔여임기를 수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청래 대표는 오후 최고위원회의를 소집, 논의를 거쳐 내년 1월11일 원내대표 보궐선거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같은 날 최고위원 보궐선거도 열린다. 이에 따라 내년 1월11일에 원내대표 1인과 최고위원 3인이 동시 선출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당대표 시절 만든 규정에 따라 원내대표 선거는 재적의원 투표 80%, 권리당원 투표 20%로 뽑힌다. 선출되는 차기 원내대표 임기는 내년 6월13일까지다. 당내에서는 3선 박정·백혜련·한병도(이상 3선·가나다순) 의원을 중심으로 조승래 사무총장(3선), 이언주 최고위원(3선) 등 주로 3선급의 중진의원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