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룡 소방청장 직무대행은 30일 국립소방병원 응급의료진 수급과 관련해 “앞으로 주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행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출입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충북지역은 의사 채용이 쉽지 않다”며 “의사 8명을 채용하는데도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대행은 “지역 선호도가 떨어지고 필수의료의 공백이 크다는 것을 느꼈다”며 “위탁 운영이 아니었다면 (개원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현장에서 느끼는 필수의료 인력 부족 현상은 생각보다 심각하다”며 응급의료 등 일부 세부 전공의 인력난도 지적했다.
국내 최초로 소방공무원에 특화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립소방병원은 지난 24일 현판식을 열고 시범진료를 시작했다. 지하2층∼지상 4층(연면적 3만9000㎡) 규모로 건립된 이 병원은 18일 종합병원 개설허가를 취득했다. 병원은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화상, 근골격계 질환 등 소방공무원 다빈도 질환에 특화된 진료를 제공한다. 서울대 병원이 운영을 맡는다.
당면 과제는 의료진 확보다. 서울대병원과 함께 의료진을 모집 중이다. 내년 2월 말까지 19개 진료과목 의사 49명을 포함해 간호·임상병리·약사 등 의료진을 확보하고 내년 3월1일 자에 공식 발령하는 게 목표다.
김 대행은 서울대와 수련의·전공의가 순환하는 인사교류 체계를 구축해야 필수의료 공백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대 병원에 위탁해 전공의들이 의무적으로 국립소방병원에서 임상경험을 쌓고 서울 혜화동 본원과 분당서울대병원을 순환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그래야 수급이 안정적으로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행은 이날 ‘응급환자 이송 전담헬기(Heli-EMS) 활성화’ 구상도 밝혔다. 그는 “뇌졸증이나 심근경색처럼 골든타임이 중요한 환자를 지역 의료기관에서 대응하기 어려울 때 소방청 헬기가 유용한 이송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소방청은 산불 진화·구조작업 등에 투입되는 다목적 헬기 32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 헬기들이 ‘응급환자 이송 전담헬기’로 전환되면 병원에서 의료진을 태운 뒤 현장으로 출동해 즉시 응급처치를 할 수 있어 골든타임을 확보할 가능성이 커진다.
김 대행은 “욕심 같아서는 외과·응급의학과 전문의를 10명 정도 채용해서 헬기에 바로 태우고 현장으로 가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발생한 부산 고교생 ‘응급실 뺑뺑이’ 사망 사고에 대해 “(의사협회에서) 민·형사상 의료사고에 대한 책임 면책조항 장치를 해달라고 요구하는 데, 그렇게 가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진)의 심리적·법적 부담을 제도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